[규제發 전월세 대란] 초강력 규제에 공급난까지…커지는 임대차 대란 우려

  • 내년 수도권 입주 13만→8만 가구…전월세 전환율 7년7개월 만 최고치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단지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단지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입주 가뭄과 전세난 심화로 전월세 전환율이 최근 급등하고, 월세 수준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서민 실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유례 없는 강도의 수요 억제책인 ‘10·15 대책’이 시행되면서 전세 시장 위축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수도권의 공급 및 입주 물량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데이터 전문기업인 프롭티어의 통계를 보면, 수도권 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약 13만 가구에서 내년에는 8만3600여 가구로 35% 넘게 급감할 전망이다.
 
지역별로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6575가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 역시 1만5464가구만이 입주해 2년 연속 올해 3만5000여 가구의 절반 수준에서 입주가 진행될 전망이다. 경기 내 아파트 입주 규모 역시 올해 약 6만9000가구 수준에서 내년 5만5000여 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서울의 경우 아파트 분양 물량도 가파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프롭티어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은 4794가구로, 적정 수요의 고작 10분의 1 수준에 그칠 예정이다. 지난해 분양 물량이 1만3000가구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로 수도권 일대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어들며, 전세 가뭄은 해갈이 아닌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전세 물량은 연초 대비 22.2%나 줄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57.7로 지난해 동월 대비 17.7포인트나 상승했다. 2021년 10월(162.2)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 외 수도권 지역 전세 물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 같은 기간 경기는 33.3%, 인천은 38.3% 감소해 전세 10채 중 3~4채는 1년도 되지 않아 증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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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정부가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전세 공급 자체가 차단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토허구역 지정 지역의 경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고강도 규제와 인허가 지연으로 전세 공급이 크게 위축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역시 가속화 흐름을 타고 있다. 집주인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인 ‘전월세 전환율’도 201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통계를 보면 9월 서울 아파트의 전환율은 4.25%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월(4.26%)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할수록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은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월세 상승으로 인한 단기적인 주거비 비용 증가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144만3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고가 월세도 증가 추세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체결 건수는 8만9360건이다. 이 중 1000만원을 넘는 거래도 187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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