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청년 신문에 따르면, 최근 iPOS.vn과 네슬레 프로페셔널(Nestlé Professional)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베트남 내에서 폐업한 외식 매장은 약 5만 곳이며 전국 총 매장 수는 29만9900개로 줄었다. 지난해 말 32만3000개 대비 7.1% 감소한 수치다. 하노이와 호찌민시 두 대도시는 각각 11% 이상의 매장 감소율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 침체를 이끌었다. 특히 소형 매장에서는 "열고 닫고 배우는" 단기 운영 현상이 확산됐다.
◆ 대도시 탈출 러시 '잘라내고 다시 시작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3만개 이상의 매장이 문을 닫았지만 하반기 신규 개점이 활발해 연말에는 32만3000개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올해 양상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성과가 낮은 매장을 중심으로 폐점이 이어지고 있고, 대형 브랜드는 브랜드 경험과 포지셔닝을 재정립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청년 신문 조사에 따르면 호치민시 내 Hot & Cold, Bobapop 등 유명 브랜드들도 일부 지점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스타벅스는 1군의 투옌 지점을 폐점했지만 이후 비텍스코 상업센터와 다이아몬드 플라자 등 주요 상권에 프리미엄 콘셉트 매장을 열며 전략을 전환했다. 이러한 행보는 외식 브랜드들이 무분별한 확장 대신 효율적인 입지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에 집중하는 흐름을 반영한다.
아울러 약 900명의 식음료(F&B) 브랜드 운영자 및 1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 기업의 54%는 매출이 안정적이거나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17.9%는 전년 대비 20% 이상 매출이 하락해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내 명확한 양극화가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2024년이 '부분 회복'의 시기였다면 2025년은 '본격적인 정리의 해'로 평가된다.
◆ 가격 인상과 세금 압박 F&B 업계 이중고
특히 올해 상반기 동안 45.3%의 기업이 원재료비와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호찌민시 내 여러 식당과 카페는 2000~1만동(약 108~544원)의 가격 인상폭을 보였으며 푹롱(Phuc Long) 체인은 음료 한 잔당 가격을 5000동(약 270원) 인상했다.
심지어 호찌민시 3군 황사 거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소고기 쌀국수와 미트볼 쌀국수 가격은 3만5000동(약 1900원)에서 3만8000동(약 2000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해당 식당 주인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주요 이유로 들며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자세금계산서 도입과 세금 규정 강화가 더해지며 업계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연매출 1억동(약 544만원)이상 판매자는 부가가치세(VAT)와 개인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일부 소상공인은 "박한 수익률이 더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세금 부담을 토로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iPOS.vn과 네슬레 프로페셔널이 7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하노이와 호찌민시를 포함한 20개 성·시에서 진행했으며 총 830개 음식점 및 외식 브랜드가 참여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규모 폐업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위축을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외식 산업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효율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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