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공명당이 1999년부터 이어 온 자민당과의 연립을 끊기로 하면서 집권 자민당의 향후 정국 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총리에 오를 수 있을지 여부를 비롯해 새로운 연립 관계를 위한 여야의 암중모색 등 일본 정치권이 한동안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신임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인 지난 4일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와 비밀리에 회동했다. 자민·공명 연립에 국민민주당까지 더해 여소야대 정국을 끝내 안정적인 정국 운영을 꿈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잡아 놓은 물고기'라 여겼던 공명당이 지난 10일 전격 연립 이탈을 선언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자민당은 공명당을 대신해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 등 여타 야당과 연립을 모색하고 있지만 장벽은 높다. 이들 야당으로서도 자민당의 손을 선뜻 잡기 어려운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 관계자는 아주경제에 "공명당이 '비자금 스캔들'을 명분으로 연정을 끊기로 한 상황에서 국민민주당이 자민당과 함께하게 되면 연립의 명분을 찾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는 오사카를 지역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연립을 하게 된다고 해서 일본유신회가 얻을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재가 임시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에서 무사히 총리로 선출된다 하더라도 국정 운영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자민·공명 연립정부 때에는 제2야당이나 제3야당 중 한쪽 협력만 얻어도 추경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표 확보가 가능했지만 공명당의 이탈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있을 총선거 등에서도 이대로라면 자민당은 많은 의석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자민당과 공명당의 협력은 '선거 협력'이 중심이었던 만큼 사실상 자민당에 가장 뼈아픈 부분일 수 있다. 앞서 지난 10일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이 옹립하는 후보에 대해 자민당 추천을 요구하지도, 자민당 후보를 추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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