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의 한입유통] 캐릭터가 곧 브랜드…식품업계, 자체 IP로 팬심 잡는다

  • 제품 홍보용 넘어 콘텐츠로

  • 감성·팬덤 잡는 IP 전략 강화

삼양식품의 캐릭터 호치와 친구들 사진삼양식품 블로그
삼양식품의 캐릭터 '호치와 친구들' [사진=삼양식품 블로그]

식음료업계가 자체 캐릭터를 앞세워 브랜드의 세계관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 이미지 개선을 넘어, 캐릭터를 통한 팬덤 형성과 콘텐츠화로 소비자와의 관계를 장기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대표 캐릭터 '호치'다. 호치는 패키지 프린팅 외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모티콘과 생활용품, 문구류 등 다양한 팬상품(굿즈)으로 확장해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최근에는 광주 충장로에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고, 해외 캠페인에서도 호치가 중심에 등장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 자산으로 발전하고 있다.

빙그레는 자사 제품을 캐릭터화한 '빙그레 왕국' 세계관으로 브랜드 친밀도를 끌어올렸다. 빙그레우스 왕자·투게더리고리경·옹떼 메로나 부르쟝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상 콘텐츠는 SNS에서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소비자 참여형 밈으로 확산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젊은 감성을 겨냥한 '새로구미' 캐릭터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새로구미'는 소주 브랜드 '새로'의 세계관에서 탄생한 구미호 캐릭터로, 전통 설화와 현대적 감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새로구미뎐: 산257'이라는 애니메이션 광고 시리즈를 공개하며 기존 주류 광고의 틀을 깼고, 이후 캐릭터 중심의 영상과 굿즈를 잇따라 선보였다.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는 '슈가베어'를 중심으로 지식재산(IP) 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했다. 단순한 도넛 브랜드를 넘어 캐릭터가 주도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한 사례다. 슈가베어 IP는 인형·문구 같은 굿즈를 넘어 패션·리빙·식품 등으로 확장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IP 커머스 매출은 전년 대비 315% 증가했다. 상품 카테고리는 8개에서 22개로, 운영 상품 수는 35개에서 105개로 늘어났다.
 
칭따오 대표 캐릭터 따오 사진칭따오 공식 SNS
칭따오 대표 캐릭터 '따오' [사진=칭따오 공식 SNS]

글로벌 맥주 브랜드 칭따오 역시 수입사 비어케이를 통해 브랜드 캐릭터 '따오'를 전면에 내세웠다. 판다를 모티프로 한 따오는 지난 6월 팝업스토어를 열고 키링·마그넷·비치타올 등 다양한 굿즈로 소비자와 만났다. 올초에는 카카오톡 채널 오픈 기념으로 출시한 따오 이모티콘 2만5000개가 하루 만에 전량 소진돼 캐릭터 인기를 증명했다.

자체 IP 외에도 외부 콘텐츠와 협업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농심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IP를 활용해 신라면 등 스페셜 제품을 출시했다. 애니메이션 주인공 '헌트릭스'가 작중에서 실제로 먹던 컵라면을 그대로 구현한 한정판 제품들은 출시 직후 완판되며, 콘텐츠 팬덤이 제품 소비로 이어지는 새로운 유형의 마케팅으로 주목받았다.

업계는 이제 캐릭터를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닌 브랜드 언어로 보고 있다. 이모티콘·굿즈·팝업·영상 등 소비자 경험이 다층화되면서 캐릭터 IP는 단순히 매출을 끌어올리는 수단을 넘어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시장에서도 IP 활용이 필수"라며 "누가 먼저 강력한 세계관을 완성하느냐가 미래의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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