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물가가 수입품을 중심으로 '트럼프 관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회사들이 그간 보유하고 있던 재고를 소진한 뒤 관세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오디오 기기는 14%, 의류는 8%, 공구·하드웨어·부품 가격은 5%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수입 재화를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올해 4월 이래 주요 소매업체들은 티셔츠나 신발 등 '소프트 라인' 상품 29종 중 11종, 자전거나 식기세척기 등 '하드 라인' 상품 18종 종 12종, 스포츠용품 16종 중 5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세계 최대의 가구제조업체인 '애슐리 퍼니처'도 5일부터 절반이 넘는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폭은 적게는 3.5%, 많게는 12%에 이른다고 FT는 가구업계 소식지 '홈 뉴스 나우'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달 말 자동차부품 소매업체 '오토존'은 관세 인상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체감되면서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의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에 대해 미국이 50%의 수입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커피 가격도 오르고 있다. 강철 등에 대한 관세가 대폭 오르면서 통조림 가격도 치솟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금까지는 미국 소비자들이 아니라 미국 수입업자들과 소매상들이 관세 인상에 따른 부담 대부분을 져 왔다고 지난달 설명했다. 이는 곧 앞으로는 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대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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