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주요 대학들의 정시 졸업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부 학교는 졸업률이 20~30%에 불과하며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정해진 기간 안에 학업을 마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 졸업률이 저조할 경우 학생 개인의 진로와 취업 기회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다음 해 입학 정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현지시간)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호찌민시 국립대 산하 국제대학교의 정시 졸업률은 2023년 24.9%였으며 2024년에는 48.6%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찌민시 기술사범대학교는 ▲2022년 25% ▲2023년 31.56% ▲2024년 41.14%로 조금씩 상승했으나 여전히 절반에는 못 미쳤다.
호찌민시 국립대 정보기술대학교는 2024년 정시 졸업률이 57.6%였다. 같은 해 호찌민시 산업무역대학교는 57%였고 호찌민시 산업대학교는 2023년 46.17%를 기록했다. 호찌민시 교육대학교는 40%였으며 사범대학교는 63.29%였다.
일부 대학은 70%를 넘기도 했다. 호찌민시 법과대학교는 2023년 50%에 불과했으나 2024년 74.36%로 올랐다. 호찌민시 경제대학교와 하노이 공업대학교는 2024년 각각 74.6%였으며 다낭대학교 경제학부는 85%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팜 타이 썬 호찌민시 산업무역대학교 입학홍보센터 관계자는 "공학 및 기술 계열은 난이도가 높고 실습 과정이 많으며 학생들의 영어 실력 부족도 겹쳐 정시 졸업률이 낮다"며 "해당 계열 학생은 매년 55~60%만 정시에 졸업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시 졸업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학업 계획 부재, 영어 기준 미달, 과도한 아르바이트, 낮은 집중도를 꼽았다. 썬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은 기업에서 인턴 등으로 경험을 쌓으려고 졸업을 미루지만, 과목 낙제와 영어 성적 미달이 특히 큰 문제로 전체 학생의 30%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보 반 뚜언 반랑대학교 부총장은 "영어 졸업 기준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라며 "우리 학교는 IELTS 6.0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지 못해 졸업이 늦어지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부이 호아이 탕 호찌민시 국립대 공과대학교 교육부장은 "정시 졸업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학습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일부는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에 진학해 성과가 낮고 또 어떤 학생은 학습 방법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졸업 영어 조건 등 부가적인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재정적 어려움으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학업이 늦어지는 사례도 많다"고 덧붙였다.
응우옌 뚜안 아잉 FPT대학교 교육부장도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다 보면 계획이나 습관이 흐트러지고 성적이 낮아져 결국 학업 연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탕 교육부장은 "정시 졸업률을 높이려면 학생 학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상담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며 "재정적 부담을 줄여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찐 흐우 쭝 자딘대학교 부총장은 "학생들은 각 학기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시험에서 탈락하면 곧바로 재수강을 신청해야 한다"며 "이를 놓치면 학업 기간이 길어지고 졸업이 지연되며 심한 경우 학위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안 응옥 피 아잉 다낭대학교 경제학부 부총장은 "대학은 학생들이 합리적인 학습 경로를 선택하도록 안내해야 한다"며 "학생들도 졸업 기준을 숙지하고 계획적으로 시험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적 규정도 마련돼 있다. 2023년 제정된 대학 기준 규정 1호 회람은 대학 졸업률이 전체 학생의 60% 이상이어야 하고 정시 졸업률은 최소 40%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2021년 제정된 8호 회람은 학업 이수 기한이 표준 기간의 두 배를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한다. 예를 들어 3.5년 과정이면 최대 7년 안에 졸업해야 한다.
자퇴율 또한 정시 졸업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기술대학교는 2024년 자퇴율이 6.6%, 2025년에는 2.2%였다. 사이공국제대학교는 2024년 8.2%, 2025년 4.8%였다. 호찌민시 공과대학교와 반랑대학교는 2025년에 약 10% 수준이었다. 공립대학은 0.5~10% 사이에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정시 졸업률이 자퇴자를 제외하지 않고 전체 입학생 수를 기준으로 계산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입학생이 5000명이고 그중 1000명이 자퇴하더라도 졸업률은 여전히 5000명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따라서 실제보다 낮게 보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학의 체계적인 관리와 학생들의 주도적 학습 계획이 함께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시 졸업률 저조는 학생 개인의 경력과 재정적 부담을 넘어 대학의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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