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AI(인공지능) 혁신을 통한 국제 사회의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북한과의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하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 의지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도 남북 대치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해 우리 주식 시장의 평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는 수행원, 수행 기자단 등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26일 오후 8시 45분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면서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무리했다.
미국 뉴욕 도착 첫 일정으로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의장인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을 비롯해 블랙록의 자회사인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 아데바요 오군레시 회장,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AI(인공지능)와 에너지 전환, 인구 변화 등 인류의 세 가지 대전환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래리 핑크 회장은 "AI와 탈탄소 전환은 반드시 함께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전 세계가 함께 가야 할 문제"라면서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AI Capital in Asia)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상·하원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한반도 문제 등 안보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양국의 관세와 관련해서는 '상업적 합리성'을 중점으로 협상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통해 "첨단 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 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AI가 주도할 기술 혁신은 기후 위기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할 중요하고 또 새로운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실현은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기조연설 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는 국제 사회 전체의 평화 안보와도 연계돼 있다"면서 "갈등과 대립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AI와 국제 평화·안보'란 주제로 공개 토의를 주재했다.
AI 시대의 명암과 관련한 '책임 있는 이용'의 원칙을 내세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AI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주도하는 길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일 간 대미 투자 패키지에 합의가 있었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 외환 시장 및 인프라 등 측면에서도 일본과는 크게 다르다"며 "이러한 측면도 고려해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방미 일정 마지막으로는 2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국내외 주요 금융인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인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의 불투명성, 예를 들면 주가 조작이나 불공정 거래에 대해 아주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엄정하게 대응해서 결코 부당한 거래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얻을 수 없게 만들겠다"며 "남북 대치, 군사적 대치 때문에 오는 불안정성으로 인한 저평가 문제도 앞으로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각각 회담을 열어 양국 간 산업 분야 협력 확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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