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당 소속 의원으로부터 가장 많은 은 국회의원 지지를 얻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고이즈미 후보 캠프가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에 고이즈미 후보를 칭찬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선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26일 지지통신은 전날까지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을 상대로 총재 선거 후보 지지 의향을 조사한 결과, 5명의 후보 중 고이즈미 후보가 20% 지지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2위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으로 역시 20%에 가까운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고이즈미 후보와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은 1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고이즈미 후보와 차이를 보였다.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는 중의원(하원)·참의원(상원) 의원이 1인 1표를 가지는 국회의원 표와, 전국의 당원·당우 투표로 배분을 결정하는 당원·당우표를 합산해 실시된다. 국회의원 295표, 당원·당우표를 295표로 환산해 총 590표로 총재가 결정된다.
만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이 결선을 치른다. 결선에서는 국회의원 표 295표에 지방 조직 47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국회의원 표가 중요해진다.
다카이치 후보는 작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는 의원 득표수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치러진 중의원 및 참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의 지지세력인 옛 아베파 의원들 일부가 낙선하면서 지지세가 약해진 것으로 지지통신은 분석했다.
한편 민영 니혼TV가 지난 19~20일 자민당 당원·당우를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카이치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6% 포인트 오른 34%였다. 고이즈미 후보는 7% 포인트 줄어든 28%였다.
이러한 가운데 25일 일본 슈칸분슌에 따르면 고이즈미 후보 캠프가 총재 선거가 시작된 직후인 이달 중순 경 '니코니코 동화(動画·동영상)'측에 긍정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이메일로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니코니코 동화'는 일본 젊은 층과 서브컬처 팬들이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다.
해당 이메일에는 "이시바 총리를 설득하다니 대단하다", "한층 성장했다" 등 고이즈미 후보를 칭찬하는 내용의 댓글 예시 24개가 포함돼 있었다. 이와 함께 다카이치 후보를 겨냥한 듯한 댓글 예시도 포함돼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고이즈미 캠프의 사무국장 대리를 맡은 고바야시 후미아키 중의원 의원은 25일 기자단에 캠프 측이 이메일을 보낸 사실과 함께 이메일 내용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고이즈미 캠프의 여론 조작 정황이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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