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시장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제3대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0년 16대 평택을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원내에서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위원, 농림해양수산위원회 간사위원 등을 겸했고, 새천년민주당에서는 수석부대변인, 제4정책조정위원장, 원내 부총무 등을 역임했다.
당시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원내 당내 중책을 맡아 능력을 발휘 차세대 리더로 인정받았다. 2004년 재선에 성공한 이후에는 건설교통위원회 간사로 활동했고, 2004년 11월 10일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즉 이른바 평택지원특별법을 발의했다.
2008년 3선 고지에 올라서는 민주당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국회선진화법 제정에 앞장섰다. 하지만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물론 지역 지지자들은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정치 입문 이후 최고 정점에 오른 정 시장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외적 불출마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 사태에 대한 책임이었다. 어찌 보면 당직자로서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앞서 말한 정 시장의 '명분정치 철학'이 더 많이 작용했다는 것이 지역 정가 분석이다. 나아가 정치 선배로서 평택 지역 정치 후배에게 길을 터주는 미덕을 발휘한 것으로도 풀이했다.
대신 자신을 키워준 평택 지역발전에 남은 정치 인생을 쏟아붓겠다며 2018년 평택 시장 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이후 2022년 민선 8기 재선에 성공했다. 정 시장은 그동안 경기도지사 출마를 비롯해 평택시장 3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평택 시정을 이끌어 왔다.
또 재임 기간 내내 굵직한 정책들을 의욕 있게 추진하며 평택 미래 발전을 견인해 왔다. 따라서 지역 내 여론도 그 어느 때보다 정 시장에게 우호적이다. 물론 민선 8기 임기 초 잇따른 고소·고발 사건에 시달리며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으로 대부분 혐의가 벗겨진 상태로 정치적 '리스크'마저 해소된 상태다.
그럼에도 정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30년에 걸친 정치 마침표를 찍었다. ‘공성신퇴(功成身退: 전성기가 끝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날 시기를 정함) 즉 '성공과 퇴장'의 교훈을 실천한 정 시장의 현명함이 은퇴 이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금으로선 그것이 궁금하다. 남은 임기 정시장의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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