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KAI)가 만든 전투기가 세계 최대 군사국인 미국에 수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K-방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채택한 항공기는 중동, 동남아는 물론 유럽 동맹국에서도 높은 신뢰도를 보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성사되면 미국이 한국산 전투기를 도입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AI는 미국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도입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사업은 총 145~220기의 고등훈련기를 도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규모만 10조원에 달한다. KAI가 기체 전반을,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시스템 등을 담당한다.
KAI는 자체 개발한 국내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 'T-50'을 기반으로 제작한 'TF-50N' 기종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해당 기종은 이미 한국 공군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실전에 사용되며 품질력과 안전성, 효율성을 인정받았다.
가장 유력한 경쟁상대는 보잉으로,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손잡고 'T-7B'로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보잉이 앞서 미 공군에 납품한 'T-7A'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신뢰도에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여기에 보잉 내부 파업, 납기일 지연, 생산비용 상승 등도 지속되고 있어 현재로선 KAI와 록히드마틴 연합이 경쟁 구도에서 유리하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KAI가 미국 첫 수출에 성공하면 'K-방산'의 위상은 한 단계 올라갈 전망이다. 미국 본토 진출이 시작되면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서방 선진국들의 차세대 훈련기 도입 사업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고등훈련기 사업은 요구 스펙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미국 레퍼런스 확보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며 "한국이 미국에 전투기를 파는 '아메리카 드림'이 실현된다면 K방산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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