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며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에 속도를 낸다.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HBM4와 HBM3E 제품에서 가시적 성과를 냈다.
우선 HBM4는 양산 승인 전 단계인 제품 개발 단계를 완료했다. 반도체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 중 하나인 'PVR(Product Validation Review)' 단계를 통과한 것으로 반도체 제품에 수율, 발열 등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는 절차다.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는 총 8단계에 거쳐 진행되는데 여섯 번째인 PVR을 통과했다는 것은 제품 개발을 완료했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30일 10나노급 6세대 D램(D1c) 양산 승인(PRA)을 마친 이후 HBM4 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D1c칩 기반 HBM4는 경쟁사들보다 성능·발열 측면에서 앞선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통과하면 내년 말 출시 예정인 AI 가속기(GPU) '루빈(Rubin)'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요구에 맞춰 데이터를 주고받는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대역폭을 '반도체 표준 규격(JEDEC)'보다 25%가량 향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3E는 엔비디아 공급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염두에 둔 자체 검사인 WAT(Wide Area Test)' 2차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결과를 확정한다.
WAT는 생산 프로세스와는 별도로 진행되는 자체 품질 테스트다. 엔비디아 퀄테스트와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한 사실상 최종 단계의 시험 과정이다.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결정적 신호다.
최근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확산됐으나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디아 퀄테스트는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통과가 유력하다고 봐야 한다. 삼성전자 내부 WAT 결과를 확대 해석하면서 벌어진 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는 보안상 이유로 거래처와 계약한 사항을 공식 발표하지 않는다.
만약 이번에 엔비디아 승인이 나면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개발한 지 19개월 만에 공급망에 본격 탑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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