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3D 공간 읽고 기억하는 로봇의 '눈' 만들다

  • '로봇의 눈·해마' 개발하는 류싱커지

  • 휴머노이드 로봇 열풍에 수요 폭발

  • 홍콩대 '마스 실험실' 출신 창업주

류싱커지
류싱커지 수쥔위안 박사가 손에 3D 인지 공간모델링 기기 '포켓'을 들은 채, 오딘1 센서를 탑재한 로봇개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로봇의 눈과 해마의 필요성이 커졌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것이 오딘1(Odin1) 센서다." 지난 17일 방문한 선전 로봇밸리의 또 다른 로봇 공급망 기업 류싱커지의 수쥔위안 박사의 말이다.  

실제 류싱커지 사무실에 들어서자 오딘1 센서 모듈을 탑재한 로봇개가 복도를 돌아다니며 공간을 3D 모델링하고 있었다. 오딘1은 로봇에게 있어 일종의 눈이자 뇌 속 해마로, 로봇이 공간을 인식하고 분석해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주변 환경의 3차원(3D) 공간 구조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하는 센서다. 오딘1이 스캔을 실시하자 실제 사무실 공간이 1대1 실물크기로 3D 입체 영상으로 거의 실시간으로 재현됐다.

사실 류싱커지는 2022년 설립돼 올해로 겨우 3년차 신생 스타트업으로 3D 인지 공간모델링 기술 제품 개발이 주력 분야다. 

처음엔 무인기(드론)용 3D 매핑, SLAM(동시위치 측정 및 지도작성) 기술 개발로 시작했다. 홍콩대학교 기계공학부 산하 마스(MaRS, 기계로봇시스템) 실험실에서 드론·로봇의 3D 공간인식, SLAM 등 기술을 연구했던 박사생 두 명이 해당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창업 기업이 류싱커지다. 

특히 당시 중국 정부의 스마트도시 건설 열풍 흐름을 타고 류싱커지는 3D 모델링 기술에 주력했다. 그렇게 해서 첫 출시한 제품이 3D 공간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기 ‘포켓’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를 최적의 조합으로 융합한 것으로, 현재 공간 측량, 건축 설계, 문화재 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류싱커지 연구팀은 로봇에 장착할 수 있는 포켓의 소형화 버전인 ‘오딘1’을 개발했다. 200g 크기의 오딘1은 로봇의 눈과 해마 역할을 함으로써 실시간으로 장애물을 피하는 등의 로봇의 안정적 움직임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게 수쥔위안 박사의 설명이다. 가격은 수천위안 급으로 동일 제품군 중에서 제일 저렴하다. 

오딘1은 지난 6월 출시돼 석달 만에 이미 약 수십개 기업에 납품되거나 시제품을 운영 중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유비테크와의 미팅도 이번 주 잡혀있다. 수쥔위안 박사는 "매일 수 많은 로봇회사로부터 (오딘1) 구매 문의를 받는다"며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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