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석을 아십니까 52회 – 꾸란 39장 함께 걷는 무리, 그 끝이 곧 나의 운명이다
꾸란 39장 주마르는 유일신 신앙의 정수와 창조의 기원, 그리고 말씀의 권위와 삶의 실천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마지막 날 무리 지어 나아가는 인간의 운명을 깊이 성찰하게 한다. ‘주마르’는 군집의 장이자 심판의 거울로서, 내가 어떤 길을 누구와 함께 걷고 있는지를 묻는 꾸란의 강력한 외침이다. 다석 류영모 선생은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무리와 길 속에서 자신을 본다”라고 말하며, 신앙은 종말의 두려움이 아니라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의 진실을 묻는 태도임을 일깨운다.
하나님은 홀로 존재하시며, 누구의 부모도 되지 않으신 유일한 주관자이시다
4절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주장에 대한 분명한 부정을 드러낸다. 하나님은 부모나 자식이라는 관계에 속하지 않으며, 스스로 존재하시고 만물을 주관하신다. 이슬람의 유일신 사상은 인간적 감정이 아닌 존재론적 차원에서 하나님의 절대적 하나이심을 선포한다.
인간은 동일한 근원에서 창조되었으며, 삶의 구조는 모두 하나님의 은총으로 세워졌다
6절은 인류의 기원이 한 존재, 아담에서 시작되었음을 밝힌다. 이브는 갈비뼈가 아닌 ‘함께 창조된 존재’로 묘사되며, 남성과 여성 모두 동일한 근원에서 출발한 짝으로 이해된다. 또한 가축들 역시 인간의 삶을 위해 주어진 하나님의 은총임을 선포한다.
신앙은 고백이 아닌 실천이며, 인내는 계산 없는 보상으로 이어진다
9절은 신앙이 단지 마음의 고백에 그치지 않음을 일깨운다. 선한 행위와 고난 속 인내가 내세의 보상을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또한 “하나님의 대지는 넓다”는 말씀은 불신의 땅을 떠나 믿음의 땅으로 나아가라는 적극적 실천을 촉구한다.
꾸란은 비유와 예시로 가득한 계시이며, 그 안에는 흔들림이 없다
27~28절은 꾸란이 단순한 경전이 아니라 인간을 깨우는 이야기와 비유로 가득함을 전한다. “이견이 없다”는 표현은 말씀의 일관성과 보존성을 강조하며, 아랍어 계시라는 사실은 이슬람 문명의 뿌리와 원어의 의미를 새기게 한다.
불신의 무리는 지옥으로 이끌려가며, 늦은 후회 속에 진실을 인정하게 된다
71절은 심판의 날, 인간이 무리를 지어 각자의 종착지로 나아감을 묘사한다. 불신자들은 지옥으로 이끌려가며 자신들이 들었던 경고가 진실이었음을 뒤늦게 깨닫지만, 그 깨달음은 이미 너무 늦다.
믿음의 무리는 천국으로 나아가고, 선행과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안식을 얻는다
73절은 선한 무리가 천국의 문으로 들어감을 보여준다. 그들은 자신의 선행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영원한 안식을 맞이한다. 군집이라는 표현은 심판의 날, 우리의 정체성과 선택이 드러나는 최종 장면임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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