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취임 일성은 '금융 대전환'

  • 제11대 위원장 취임..."감독·검사·규제 살필 것"

  • 8대 금융지주사에도 "가계부채·내부통제 신경써달라"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이 '금융의 대전환'을 취임 일성으로 밝혔다. 금융권의 부동산 담보대출 쏠림을 부추기는 규제·감독 제도에는 칼을 대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융권 내부통제를 들여다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15일 취임사에서 "우리 금융은 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방식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쏠림과 가계부채의 누적을 초래했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견인할 생산적 영역으로 자금을 중개할 수 있도록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쏠림을 유발하는 건전성 규제, 검사·감독, 각종 제도 등을 살펴보며 필요한 경우 모든 부분을 뜯어고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위원장은 대표적인 거시경제 전문가로 불리는 만큼 전문 분야부터 주의깊게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는 6·27 대책과 9·7 대책으로 증가 폭이 억제되고 있으나 기준금리 인하로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되살아날 위험이 있다. 

그는 잇따르는 금융사고도 지적하면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되도록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이 올 초부터 준법감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상반기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기 등 금융사고에 따른 피해액은 1700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또 이 위원장은 불법·불공정 행위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해 '불법으로 돈을 벌 수 없다'는 원칙을 확립하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약한 주력산업의 사업재편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대관소찰(大觀小察·크게 보고 작은 부분도 살핀다)'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와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채무조정에도 속도를 높여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중심 금융으로 전환을 꾀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공식 취임사에서 조직 개편과 관련한 언급은 빠졌지만 모두 발언을 끝낸 뒤 직원들에 대한 편지글 형식으로 "조직의 모양은 달라질 수 있어도 금융 안정과 발전을 통한 국민경제 기여라는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와 사명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식 이후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도 "직원들을 챙기는 것이 저의 큰 책무이기 때문에 많이 듣고 어떻게 하면 세심하게 챙겨갈 수 있을지 끝까지 살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위원장은 같은 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등 8개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연합회장과 만나 내부통제, 가계부채, 연체율 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자율적·선제적인 채무조정과 서민금융상품 공급 등에 앞장서는 포용성도 요구했다. 금융지주사는 위험가중치(RWA)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보다 엄격한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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