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금 해소에도 출장 공포 여전...ESTA 취소 릴레이

  • 대기업·중견기업 직원들 ESTA 돌연 취소

  • 블랙 리스트 가능성도...한미 협력고리 악화

  • MICE 타격 우려, CES 2026 사정권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 구금시설 사진연합뉴스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 구금시설 [사진=연합뉴스]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가 정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미국 출장·파견에 대한 국내 기업과 구성원들의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ESTA(전자여행허가) 취소 사례가 급증하는 등 한국 기업이 '블랙 리스트'에 등재돼 불이익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비자 발급 확대와 별개로 정부 차원의 추가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소속 직원들이 회사 지시로 미국 출장길에 오르기 전 ESTA 또는 B1(단기상용) 비자로 방문할 경우 불이익을 입는 것 아닌지 인사·법무팀 등에 문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 모두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미국 출장·파견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ESTA로 직원이나 파트너사를 보내는 일은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미국 내 사업장을 보유한 기업 직원들이 ESTA 발급 시 불이익을 받는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1분기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기업들은 단순 해프닝으로 여기고 ESTA가 갑자기 취소될 경우 B1 비자를 받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ESTA 취소뿐 아니라 직원들이 현지에서 입국중점심사(세컨더리 룸)를 받거나 입국을 거부당하는 경우가 급증했다. 기업들도 심각성을 인지했으나 원청 직원들이 B1 비자로 출장·파견 가는 정책을 펼쳤을 뿐 파트너사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결국 3분기부터는 파트너사 직원들도 무더기로 ESTA 취소를 당하는 사례가 생겼다. 일례로 국내 1위 2차전지 장비 업체인 피앤티는 상당수 직원들이 미국 출국을 앞두고 ESTA 취소 사태에 직면했다.

업계에선 미국 내 사업장을 보유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블랙 리스트 존재 가능성을 의심한다. ESTA·비자 등을 발급받을 때 고용정보에 기입한 내용이 블랙 리스트와 일치하면 발급을 취소하거나 입국중점심사 등으로 보낸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이번 구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사업장이나 행사장에 ESTA로 직원과 파트너사를 파견하던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 경우 한미 양국 기업 간 협력 고리가 약화하고,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산업 제동 등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장 내년 CES 행사가 사정권이다. 'CES 2026'에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대규모 부스를 꾸릴 예정인 현대차그룹은 출장 인원·방식에 대해 예년보다 크게 늦은 10월 중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SK그룹은 내년 CES에 행사에 참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중견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도 직원 비자 발급 등 어려움으로 행사 참여를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질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