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을 받아 중국을 직접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17개 전략 산업의 1463개 품목에 대해 현행 0~35% 수준의 관세를 최대 50%까지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7개 전략적 분야에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가구 등이 포함됐다. 멕시코 경제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치의 관세를 차등해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경제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국가는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칠레, 파나마, 우루과이 등이다.
한국은 2024년 기준 멕시코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이지만 FTA가 없어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한국과 멕시코는 2006년부터 FTA 협상을 시도했으나 현재 교착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철강, 가전, 섬유 등 주요 수출품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한국 외에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태국, 튀르키예 등이 멕시코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관세와 관련해 "멕시코 산업 경쟁력 확보와 기업 및 일자리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멕시코 중앙은행과 경제부 통계 자료를 보면 멕시코의 대중국 수입은 지난해 1219억 달러(약 169조원)로 전체의 19.9%를 차지했지만 수출은 88억 달러(약 12조원)에 불과해 적자가 1131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 시장으로 우회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멕시코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의 교역 관계를 제한하도록 멕시코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