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귀자 광저우한국학교 교장이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그는 ‘광저우’라는 한정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스스로 궁금한 것을 찾고 배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박 교장은 최근 애거사 크리스티의 자서전을 읽으며 깊은 울림을 받았다고 했다.
1890년대 태어난 여성 작가가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타고 스위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시리아, 이집트, 터키 등지를 여행하며 작품에 다채로운 경험을 녹여낸 삶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경험은 그에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문장을 마음에 새기게 했다.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출근해 학교를 둘러보는 그는, 초등학생들이 제일 먼저 등교해 책을 읽거나 친구를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새들이 둥지로 하나둘 날아와 재잘거리는 장면”에 비유했다. 중·고등학생들이 모두 모이면 ‘큰 둥지’가 활기를 띠며 하루를 시작한다.
“학생들이 광저우한국학교라는 든든한 둥지에서 마음껏 지저귀고 어깨를 펼 수 있는 환경을 지키고 싶습니다. 튼튼한 울타리를 만들고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처럼 학교를 가꾸겠습니다.”
그가 바라는 인재상은 명확하다. 먼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사람. 그리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미치도록 집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나도 인성이 바르지 않으면 좋은 인재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진정한 성공입니다. 앞으로는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문제를 도전적으로 해결하는 창의 인재가 필요합니다.”
지난 5월, 고려대에서 온 세 명의 교생 실습생은 그에게 또 다른 감동을 남겼다. 학생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그는, 한 교생이 남긴 마지막 말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광저우한국학교라는 큰 강에서 자랄 기회를 주셔서 ‘행복’을 배우고 갑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박 교장은 이 메시지를 떠올리며 오늘도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큰 둥지’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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