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즈레이(39)가 중국 여배우로는 14년 만에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신즈레이는 '우리 머리 위의 햇살(중문명: 日掛中天, 영문명: The Sun Rises on Us All)'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중국 여배우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궁리(1992년, 귀주이야기), 예더셴(2011년, 심플라이프) 이후 세 번째다. 특히 1980년대생 배우가 유럽 3대 영화제(베니스, 칸, 베를린)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 이번이 처음이다.
신즈레이는 완벽히 절제된 자연스러운 연기, 특히 섬세한 표정 연기와 숨 막히는 듯한 독백 연기로 영화 전체를 뒷받침했다는 평이 나왔다. 심사위원단은 만장일치로 신즈레이를 여우주연상으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쭤헝 중국영화예술연구중심 연구원은 중국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신즈레이의 수상은) 1980년대생 배우들도 사회적 깊이와 예술적 역량을 갖춘 배역을 소화할 수 있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커다란 변화를 겪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 영화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신즈레이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며 "10여년전 처음 영화계에 입문할 때부터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것을 꿈꿔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여배우로서 다시 한번 베니스 영화제 무대에 섰다는 사실도 자랑스럽다"고도 전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소녀들에게 꿈이 있다면 대담하게 쫓으라고 말하고 싶다"며 "저처럼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신즈레이는 중국 헤이룽장성 소도시 출신으로, 궁리·장쯔이·탕웨이 등과 같은 베이징 중앙희극학원 출신 여배우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드라마 '번화'의 여주인공 '리리' 역할로 이름을 날렸다.
한편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짐 자무시 감독(72·미국)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러더’가 차지했다.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기대를 모았던 박찬욱 감독(62)의 신작 ‘어쩔수가 없다’의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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