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계 1위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를 비롯해 리플, 솔라나, 바이비트, 비트고 등 가상자산업체 핵심 관계자들이 9월 넷째 주 한국을 방문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이스트포인트, KBW 등 국내 가상자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방한 기간 해외 가상자산 주요 관계자들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등 금융권 간 만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전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의 최고경영자가 국내 금융권과 릴레이 만남을 한 것은 서클 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요 가상자산업체 방한에서도 전략적 파트너십 모색이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법인에 대해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허용되면서 해외 가상업체는 거래소 내 발행량 확대를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소매거래만으로 연간 2400조원 규모다. 법인시장 개방 시 발행사의 유통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거래소 내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 마켓 구축을 요구하는 곳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는 테더, 서클 등이 발행하는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른 코인을 매수·매도하는 마켓이 형성돼 있다. 국내에서는 수요가 작아 업비트 외에 마켓을 구축한 거래소가 없는 상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활용 측면에서 협업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시장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국 자본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들어올 수 없도록 거대한 장벽을 쌓아둔 셈이다. 해외 경쟁자들이 외국인을 고객으로 끌어들여 규모를 키우는 동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규제에 막혀 성장이 정체됐다.
각종 법안도 입법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등을 제도화하기 위한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가상자산 업계 안팎에서는 관련 논의가 정부의 가상자산법 2단계 입법안 발표가 예정된 10월 이후에나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 STO, 스테이블코인 등 제도화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만큼 조금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자산에 폐쇄적인 일본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한국이 이미 세계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