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인하 시그널에…장기채 쓸어담는 투자자

  • 올해 보관액 28조 사상최대

  • 금리 하락시 채권 가격 상승 노려

  • 지난해 연간 보관액 대비 2배 급증

자료아주경제 DB
[자료=아주경제 D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투자 열기가 뜨겁다. 장기물 국채 중심 ETF에 자금이 몰리고 미국 채권 보관금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금액은 206억3344만 달러(약 28조5814억원)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연간 보관금액(113억167만 달러)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ETF 시장에서도 미국 국채 투자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ACE 미국30년 국채 액티브(H)에 1351억원 △TIGER 미국30년 국채 커버드콜액티브(H)에 1352억원 △KODEX 미국30년 국채타겟커버드콜(H)에 1431억원 △KODEX 미국30년 국채액티브(H)에 1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장기 국채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장기물 채권 ETF는 금리 하락 시 채권 가격 상승 효과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면 장기채권 가격은 더 크게 상승하여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듀레이션이 길수록 같은 금리 변동에도 채권 가격 변동 폭이 커져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자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그는 "실업률과 노동시장 지표의 안정성은 정책 기조 변화를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게 해준다"며 "정책이 제약적 영역에 있는 상황에서 위험의 균형은 정책 조정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인하할 여지를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상반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2%로 전년 동기(2.5%)보다 둔화한 가운데 고용과 물가라는 위험 요인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배경이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1일 4.33%에서 파월 의장 발언 직후 4.25%로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미국 국채 투자에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돼도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장기 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실질금리와 기대 인플레이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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