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에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송금한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1일 보도했다. 일본의 외국인 고용 확대 정책에 따라 향후 해외 송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6월) 일본에서 외국인이 본국으로 보낸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증가한 5068억엔(약 4조8044억원)이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일본 재무성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해외 송금은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송금액은 일반적으로 해마다 연말 보너스 지급이나 장기 휴가 기간이 있는 하반기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닛케이는 ‘연간 기준’으로 집계할 경우 역대 최대였던 2024년의 8475억엔(약 8조376억원)을 뛰어 넘어 처음으로 1조엔(약 9조4832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외국인 노동자 수에 비례해 해외 송금액 상위국에도 동남아 국가가 다수 포함됐다. 지난해 송금 금액 1위는 베트남으로 3262억엔(약 3조935억원)이었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 뒤를 이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2022년 발표한 추산에 따르면 2040년에 일본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경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자 약 674만 명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외국인 노동자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해외 송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닛케이는 해외 송금 증가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송금의 경우 자금세탁 등 금융 범죄에 악용되기 쉬운데, 일본 자금결제업협회가 2024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체류 외국인 1270명 중 27명(2%)이 미등록 업자를 통한 송금이나 대리 송금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현지 통화로 환전해 송금함에 따라 엔화 매도 증가로 엔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일본인이 일본으로 보내는 송금은 2025년 상반기에 3031억 엔(약 2조8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일본으로의 송금에서 해외로의 송금을 차감한 실질적인 엔화 매도 규모는 2037억 엔(약 1조9300억원)으로, 1996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외환 시장 규모로 보면 아직은 작지만 향후 계속 확대된다면 엔저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