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투자 보따리 들고 미국행...베일벗는 반도체·자동차·원전·조선 로드맵

  • [한·미정상회담 미리보기]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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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앞서 진행된 관세 협상의 세부안을 마련하고, 양국의 첨단 기술과 핵심 광물 파트너십을 강화해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와 우리 정부가 관세 협상에서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방법론이다. 이와 별도로 재계가 마련한 1500억 달러 규모의 깜짝 투자 보따리 속 내용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차, LG, 한화, 대한항공, HD현대, CJ, 네이버 등 이번 순방에 동행하는 기업들은 대미 투자에 대한 세부안을 막판 조율 중이다. 앞서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는데 재계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이번 순방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각 기업별 대미 추가 투자 계획도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재용 회장의 미국 방문을 전후해 테슬라, 애플과 대형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삼성이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시에 총 370억 달러(약 51조6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건설 중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세탁기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삼성그룹이 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깜짝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 달러(약 5조원)를 들여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번 회담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2028년까지 미국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분야에 총 210억 달러(약 29조원)의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36만대),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 등을 포함해 100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120만대로 늘리기 위해 86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내 완성차와 부품사 간 공급망 강화를 위해 부품, 물류, 철강 부문에서도 61억 달러를 투자한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 규모의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자율주행, 로봇, AI, 미래항공교통(A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미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63억 달러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조선업계에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투 톱으로 나서 마스가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은 '제2 조선소 인수' 또는 현지 조선소와의 유지·보수·정비(MRO) 관련 추가 기술 제휴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체코 원전 불공정 계약 논란으로 신규 원전 수주 불확실성에 휩싸인 원전업계는 미국과의 신규 수출 계약으로 국내 여론이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원전 확충을 위해 시공 능력에 강점을 가진 한국의 적극적 참여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순방에 동행하는 두산은 원전 기자재 공급 및 시공 능력 외에도 미국 내 SMR(소형원자로모듈) 설계사들과 원활한 협력 관계를 갖춘 점을 적극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사인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도 사절단에 합류하며 핵심 광물 관련 한·미 경제안보 파트너십이 구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핵심광물 공급망 탈중국화 과정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희소금속을 생산 중인 고려아연이 크게 기여할 수 있어서다. 미국 현지 제련소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

오현석 계명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이번 경제사절단의 방미로 가장 크게 기대되는 분야는 조선과 원전 산업"이라며 "지난 협상에서는 투자 규모 등이 구체화했다면 이번 협상에서는 산업별 구체적인 투자 방식 등이 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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