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에서 분사한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NC AI가 정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등 쟁쟁한 경쟁사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넘어 기술력으로 승부해 국가 전략 프로젝트에 합류한 NC AI의 핵심 무기는 바로 '도메인옵스 플랫폼'이다.
11일 김건수 NC AI 에이전틱AI 랩 실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인지도를 걱정하며 기술력을 보여줄 기획서 작성에 힘을 쏟았다"고 밝히며, 2027년까지 현존 최고 성능(SOTA)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2011년부터 엔씨소프트 내부에서 쌓아온 14년간의 연구 개발 노하우가 자신감의 원천이다. 당시 NC AI 연구진은 감정형 음성합성, 게임 시나리오 기반 자연어 처리, 3D 비전 로보틱스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하며 내실을 다져왔다.
NC AI의 목표는 단순히 거대 AI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각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산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AI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도메인옵스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베드록 스튜디오'처럼 특정 클라우드나 AI 모델에 종속되는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들이 직접 만든 데이터로 AI 모델을 구축하고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전망이다. NC AI는 이 플랫폼을 통해 '공장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다른 유사 공장에도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
이러한 비전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강점은 54개 기업·기관·학교가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이다.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 등 실제 AI 수요 기업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컨소시엄은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가속화하는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공동 목표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하며, 고품질 데이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NC AI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제조, 유통, K컬처 등 3가지 산업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NC AI의 주력 모델은 거대언어모델(LLM)인 '바르코 LLM'과 멀티모달 모델 '바르코 비전 2.0'이다. 특히 바르코 비전 2.0의 경량화 모델(1.7B)은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실시간 정보 처리가 가능하며, 이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에 적용되어 하루 1000만 건 이상의 실시간 번역을 처리하며 글로벌 이용자 간 소통을 돕는다.
정부 과제는 4차에 걸쳐 진행된다. NC AI는 단기적으로 안정적인 목표를 먼저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1~2차에서는 1000억, 2000억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의 언어 모델 개발에 집중하며, 산업 확산을 위한 중소형 모델 6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3~4차에서는 멀티모달 기술을 결합하는 도전적인 기술 개발에 나선다.
김 실장은 "과제에 비전을 맞춘 것이 아니라, 애초에 NC AI가 지향하는 바가 과제 의도와 잘 맞았다"며, 멀티모달 기술을 소버린 AI에 결합해 한국이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NC AI는 또한 환각 현상 감소를 위한 고려대와의 공동 연구 등 AI 윤리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최종적으로, 누구나 파운데이션 모델을 무료로 활용하며 기술 혁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커뮤니티 버전을 제공하고, 수익화를 위한 프로 버전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