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 전략 세미나] 장하용 "해수부 부산 이전, 해양수도권·북극항로 거점 도약 기회"

장하용 부산연구원 미래전략기획실장 기조강연

장하용 부산연구원 미래전략기획실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국가균형발전 전략 세미나'에서 '해수부 부산 이전, 국가균형발전 촉진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2025.08.11[사진=유대길 기자 [e-mail]]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은 단순히 부처 이전이 아니라 해양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해양수도권을 조성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부산을 중심으로 동남권의 해양산업 및 물류, 경제, 정책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

아주경제신문과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1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국가균형발전 전략 세미나'에서 장하용 부산연구원 미래전략기획실장은 "해수부 부산 이전을 계기로 '북극항로'라는 거대한 아젠다가 한국 균형발전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해수부의 연내 부산 이전을 지시하면서 이전 계획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한반도 남단의 새로운 경제 권력과 새로운 성장엔진을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은 '제2의 도시'로 불리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높여있다. 부산연구원에 따르면 부산시 인구는 1995년 38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해, 지난해 330만명까지 줄었다. 지난 30년간 약 60만명이 빠져나간 셈이다. 2040년에는 282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인구 구조를 보면 유소년층 10.3%, 청년층 21.9%, 중장년층 46.3%, 노년층이 21.5%로 특·광역시 중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다. 장 실장은 "부산의 인구감소는 수도권 집중화를 가속화해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은 우리나라 해양 산업의 중심지로 지역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해왔지만 해양 산업이 양적 성장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산학연관 집적화, 획기적 규제혁신 등을 통한 첨단 해양산업 포트폴리오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북미 중심의 물동량이 분산돼 남아시아로 이동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고베항의 사례가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실제 아시아의 주요 거점 항만이었던 고베항은 1995년 대지진 이후 물동량 순위가 1986년 세계 4위에서 2022년 54위까지 밀려난 바 있다.

질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장 실장은 국가 차원의 해양수도권 정책 추진과 글로벌 해양 허브도시 재도약을 위해 '북극경제회랑' 구상을 제시했다. 

북극경제회랑은 북극항로 개척을 통해 우리나라의 지속 번영을 추구하는 새로운 경제 구상으로, △북극항로물류회랑 △북극산업기술회랑 △북극에너지·자원회랑 등 3대 회랑과 북극항로 메가 트라이앵글 전략을 통해 거점도시간 유기적 연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및 동·남해안 간 상생협력을 통한 북극항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우리나라 북극항로 개척 거점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북극항로 개척은 부산만의 과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균형발전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