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석하 기아 MSV 프로젝트3실장 상무는 지난 22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 기아 PV5 테크 데이'에서 "PV5는 하드웨어의 확장성과 소프트웨어의 유연성을 동시에 구현해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맞춰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플랫폼"이라며 "트레이드 오프(엔지니어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상충) 이슈에 맞서 최적의 솔루션을 개발해 PV5에 적용한 만큼 향후 PBV 생태계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V5는 기아가 2021년부터 1000여개 이상의 글로벌 사용자 시나리오 검토를 통해 개발한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차량(PBV)이다. 배터리를 포함한 구동 부품을 차량 바닥에 배치하고, 상부는 레고 블럭처럼 조립하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도입해 활용 목적에 따라 차량 설계와 생산이 가능하다. 소품종 대량 생산 기반의 완성차 산업을 다품종 소량 생산 시대로 전환하는 기념비적 모델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가운데 PBV 양산을 시작하는 사례는 기아가 처음이다.
가령 운전석 옆 조수석을 없애고 2열과 3열에 2개씩 좌석을 배치한 1-2-2 모델은 앞자리에 최대 3개의 대형 캐리어 수납이 가능해 공항 택시로 활용이 가능하다. 휠체어 등 교통 약자를 위해서는 2열에 좌석을 없앤 2-0-3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PV5는 오버행, 테일게이트, 쿼터 글라스 등 다양한 모듈을 조합해 총 16종의 바디를 조립할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차량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그동안 특장 업체에 의존해 온 관련 시장에 제조사가 직접 뛰어들어 생산 비용과 폐기물을 절감하고, 운영 및 유지보수, AS 등에서도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류재천 MSV 프로젝트7팀 책임은 "디자인 단계부터 공용화 설계를 통해 개발 비용을 최소화했고, 용도에 맞는 PE시스템 사양을 통해 차량 구매 후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개조 비용을 최소화했다"면서 "AS 비용 최소화를 위해 교체 빈도가 높은 램프류는 LED를 적용하고, 사고시 손상이 적은 위치에 전장 부품을 배치했으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사양 유지가 가능하기에 운용 기간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V5에는 PBV 전용 전동화 플랫폼 'E-GMP.S'가 적용됐다. 운전석을 기존 다목적차량(MPV)보다 전방으로 옮겨 실내 공간을 넓혔으며, 전방 가중 골격 구조로 충돌 에너지 분산 효과를 극대화했다. 180mm의 높은 지상고와 전륜 서브 프레임으로 배터리 안전성도 높였다. 배터리는 셀투팩(CTP)기술이 적용된 NCM 71.2kWh, 51.5kWh, LFP 43.3kWh 등 3종이 적용된다.
기아는 이번 차량을 통해 PBV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선다. 우선 AAOS 기반의 PBV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축한다. 고객이 원하는 앱만 다운받을 수 있는 '플레오스 앱 마켓', 컨버전 차량 제어,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인 '기아 애드기어' 등을 활용해 고객이 용도에 따라 맞춤형 차량을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PBV 컨버전 센터를 통해 관련 모델을 지속 개발하고, 외부 협력사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PV5의 가격은 패신저(승용), 카고(화물)가 각각 4700만~5000만원, 4200만~4500만원선으로 전기차 국고 보조금, 소형 화물차 보조금, 소상공인 보조금 등 다양한 혜택을 합치면 최대 1500만원까지 할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실 구매가는 3000만원대 초반으로 낮아진다. 국내 인도는 8월부터 본격 시작되며 올 4분기 유럽 출시를 기점으로 일본,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순차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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