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폰 업체지만 우리도 최대 10만원 현금 드려요"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와 함께 알뜰폰 업체들도 가입시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 M모바일, SK 7모바일, U+모바일, LG헬로모바일 등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최근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최소 2만원에서 최대 10만원에 달하는 현금성 페이백을 제공하고 있다.
KT M모바일은 5G 요금제 ‘M 프리미엄 200GB’(월 5만3900원)를 번호이동(MNP)으로 가입한 고객에게 10만원의 페이백을 지급한다. SK 7모바일은 4G 요금제 중 데이터 11GB·통화 무제한 상품(월 3만6140원)에 8만원, 100GB 데이터 요금제(월 4만2790원)에 6만5000원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U+모바일은 110GB급 LTE 요금제(월 3만2990원) 가입자에게 최대 9만원의 페이백을 제공한다. LG헬로모바일은 ‘DATA 걱정 없는 11GB’(월 3만3990원) 등 주요 요금제에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 모두에게 6만원의 보조금을 일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알뜰폰 보조금은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개통일 기준 190일 유지 조건이 붙는다. 알뜰폰의 특성상 개인폰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알뜰폰족’은 6개월 후 다른 알뜰폰 통신사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단통법 폐지와 함께 통신 3사의 공격적인 보조금 정책에 대응해 계열 알뜰폰 브랜드들이 ‘유통 전면전’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대형사와의 보조금 경쟁에서 밀릴 경우 고객 이탈과 수익성 악화 등 직접적인 피해를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알뜰폰 번호이동 건수는 SKT, KT, LG유플러스, 알뜰폰(MVNO) 간 총 66만6618명으로, 전월 대비 약 28.6% 감소했다.
실제 일부 유통점을 중심으로 제공되던 ‘공짜폰’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자급제폰을 구매해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바뀔 수 있다.
통신 판매 업체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알뜰폰 업체들과 보조금 지급 계약을 맺은 곳들이 많다"며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이 보조금 정책을 확대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판매업체가 알뜰폰을 함께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T M모바일을 제외한 KT스카이라이프 등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비 면제 혜택도 제공한다. 또한, 주요 알뜰폰 업체들은 모두 유심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급제폰을 구매해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알뜰폰 시장의 주축이다"면서도 "단말기 지원금이 많은 통신사에서 휴대폰을 구매해 개통하는 방식이 소비자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단통법 시행 이후 지난 10여 년간 통신사들의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줄어들며 자급제폰 시장이 성장할 기회가 됐다"며 "알뜰폰 시장의 성장은 사실상 단통법 시행과 연계된 효과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부당한 경쟁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알뜰폰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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