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는 넘치는데 잠실 전세매물 20일 새 20% '뚝'... 하반기 전세난 경고음

 올해 서울 주택 매매 시장에서 아파트 거래 비중이 2006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14일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공개된 서울 주택 거래 신고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13일까지 매매 신고된 6만3천730건 가운데 아파트가 4만5천22건으로 전체의 706를 차지했다 2025714
지난 14일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5.7.14 [사진=연합뉴스]

6·27 대책 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요 단지에서 20일 만에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전세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하반기 '전세 대란' 경고음이 짙어지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0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송파구의 전세 매물은 1314건이다. 5월까지만 해도 1816건까지 전세 매물이 있었으나, 두 달 만에 27.7% 줄었다. 특히 잠실동은 331건으로 20일(412건) 만에 19.7% 감소했다.

잠실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에서 매물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3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0일 기준 146건으로, 지난 1일까지만 해도 232건이었지만 20일 만에 100건 가까이 줄었다. 6~7월은 통상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지난해 6~7월에는 500~600건, 2023년 같은 기간에도 400~500건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5678가구 대단지인 잠실엘스의 전세 매물은 20일 기준 38건으로, 지난 1일 132건에 비해 급감했다.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도 전세 매물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비수기가 겹쳐 잠실엘스 전용면적 59㎡ 평형대는 전세 매물이 3개밖에 없을 정도다. 그나마 월세 매물이 남아있어 전세를 찾는 손님에게도 월세나 반전세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은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대로 오르고 있다. 잠실엘스 전용 119㎡는 지난달 18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6억원대에 계약이 이뤄졌는데 반 년 만에 2억원이 뛴 것이다. 인근 단지인 레이크팰리스의 전용 84㎡는 지난 9일 14억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했다. 이 평형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층에 따라 10억5000만원에서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잠실동 일대는 학군지로 매물이 급감해도 수요가 꾸준하다. 전셋값이 2년 전보다 오르면서 재계약 시 5% 이내만 인상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으로 줄고 6개월 내 실입주 규정이 생기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또 생애 최초 주택구입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이 70%로 강화한 데다 이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면서 매매 시 필요한 현금은 더 늘어났다. 이에 매매에서 전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반면 '갭투자'가 막히면서 전세 공급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원천 금지되면서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통해 잔금을 치르는 게 불가능해졌다. 갈아타기를 하려고 했던 집주인들은 현금으로 전세금을 낼 수 있는 세입자를 찾거나, 전세 매물을 거두고 실거주를 해야 한다. 

서울 입주 물량도 감소세로 전세난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에 예정된 입주 물량은 2만2099가구다. 상반기 2만4639가구보다 더 줄었다. 내년엔 2만8355가구로 올해(4만6738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2027년엔 8803가구로 더 줄어든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잠실 일대에서 집값이 급등한 만큼 대출 규제에 더 큰 타격을 받아 전세 매물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가뜩이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데다 빌라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핵심 아파트 전셋값은 오르고 입주 단지는 떨어지는 등 아파트 전세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는데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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