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은 워케이션] 최태원 등 줄줄이 시칠리아행…'사교+영업' 나선다

  • 한국 대표 총수 3인, 비공개 '구글 캠프' 참석

  • AI·공급망·무역 리스크 등 글로벌 현안 논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사교와 영업'을 겸한 글로벌 무대로 향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비공개 글로벌 포럼 '구글 캠프(Google Camp)'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 준비에 나선 것이다. 단순한 휴양이 아닌, 글로벌 인맥과 비즈니스 기회를 겨냥한 ‘워케이션 외교’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구글 캠프는 시칠리아 남부의 고급 리조트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전 세계 주요 기업인과 정치·경제 인사들이 참석해 인공지능(AI), 공급망, 기후 변화, 글로벌 통상 리스크 등 핵심 현안을 논의한다. 초청자만 참석 가능한 비공개 회의로 일정과 명단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재계에선 국내 3대 그룹 총수가 동시에 구글 캠프에 초청받은 것을 놓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초청을 받고 있으며 올해도 반도체, AI, 공급망 전략 등을 주제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초청을 받았으며 SK그룹의 탄소중립 전략과 에너지 전환, 기술 투자 확대 논의 등에 참여할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이 첫 참석이다. 전동화·자율주행·AI 기반 전략을 글로벌 파트너들과 공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구글 캠프는 비공식적인 네트워킹 중심의 행사다. 이번 참석은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글로벌 인사들과의 '사교'와 '전략적 영업' 기회를 모색하는 장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총수들은 공식 세션 외에도 전 세계 경영인들과 다양한 비공식 만남과 개인적 교류를 통해 미래 협력 가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를 '조용한 외교'의 장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올해 주요 의제는 △공급망 재편 △AI 주도권 경쟁 △글로벌 통상 충돌 등이다.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실질적인 글로벌 기업 의사결정과 정책 흐름을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존 엘칸 페라리 회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석해 기술 주권과 환경 문제를 논의했다.

비공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구글 캠프는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담론의 장으로 평가된다. 2019년 영국 해리 왕자는 이 캠프를 계기로 녹색 관광 스타트업 '트래발리스트'를 설립했고, 구글과 메타는 환경 정책 방향을 새롭게 잡았다. 유럽연합 고위 인사들 역시 이 캠프 이후 디지털세와 데이터 규제 방침에 변화를 줬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는 작지만, 글로벌 리더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책 흐름과 기술 협력과 미래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다"며 "이번 구글 캠프는 세 총수의 조용한 외교 무대이자 하반기 글로벌 경제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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