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황제 필요 없어" 트럼프 "브릭스가 美이익 훼손"

  • 브라질 대통령 "미국이 세계 겁박…매우 잘못된 일"

  • 트럼프 "반미정책 동조국가는 추가 10% 관세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블루룸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 자리에 참석한 모습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블루룸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 [사진=UPI·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가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비판 입장을 낸 브릭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위협에 “황제는 필요없다”며 맞받아쳤다. 양측이 신경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 세계 무역전쟁에 새로운 전선이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된 17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같은 거대 국가의 대통령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겁박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는 추가로 10%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위협은 전날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공동 성명에 대한 반발이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성명을 통해 “무차별적 관세 부과”, “평화적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 등을 비판했다. 선언문 자체에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과 외교안보 정책을 종합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도 “브릭스 같은 매우 긍정적인 연합체의 움직임이 있을 때,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해당 참여국을 벌주려는 듯한 모습이 있다는 건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힘이 곧 옳음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화상 연결로 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글로벌 통상과 경제협력의 기반인 달러의 패권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앞으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들이 교역에서 각자 자국 통화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지난해 러시아와 브릭스 회원국 사이의 무역에서 자국 통화의 결제 비율이 90%에 달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질서에 맞서는 대항마로서 브릭스의 색채를 노골화하는 움직임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에서 진행된 브릭스 정상회의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브릭스가 미국 이익을 훼손하려 한다고 (대통령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스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브릭스 국가들을 향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당시 그는 “새로운 자체 통화나 기존 통화로 달러화를 대체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도록 확약받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들 국가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이들은 번창하는 미국 시장과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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