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가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과 관세부과 정책을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11개 브릭스 회원국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7차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한 감시에 있는 이란의 평화적 핵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또 관세 인상의 확산이 세계 무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다만 선언문 자체에 ‘트럼프 대통령’을 적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브릭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있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브릭스판 세계은행’이라고 불리는 신개발은행(NDB) 내에서의 자금조달 비용 인하·투자 촉진을 위한 보증 이니셔티브 시범 운영 계획을 전폭 지지하기로 했다.
여기에 브릭스는 에티오피아와 이란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했고, WTO의 분쟁 해결 기능을 시급히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6~7일 이틀간 열린다. 브릭스는 기존 5개 회원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체제를 장기간 유지하다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이집트·에티오피아·이란·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인도네시아를 새로운 회원국을 받아 11개국 체제로 규모가 확대됐다.
이번 회의는 주요국 정상의 대면 회의 불참으로 무게감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주도 질서에 맞서는 ‘반(反)서방 국가연합’ 성격을 갖는 브릭스의 사실상 주최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나란히 불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2년간 브릭스 정상회의에 꾸준히 참석해 왔으나 이번에는 리창 총리를 파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대상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 연설로 대체했다.
이스라엘과 무력 분쟁을 겪은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카타르와 함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도 자신을 대신해 대표단을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자유주의적 세계화 모델은 낡았으며, 천연자원 개발과 금융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브릭스 회원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들이 교역에서 각자 자국 통화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탈(脫)달러’를 재차 촉구했다.
한편 내년 브릭스 정상회의는 인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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