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GGGF] 노구치 유키오 히토츠바시대학 교수 "日 경제, 엔저로 한국에 추월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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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9-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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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폐 가치 지키는 데 집중하기보다

  • 글로벌 시장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엔저를 지키는 데 집중한 결과 일본은 한국보다 가난해진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했다. 한국은 원화 화폐 가치를 지키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노구치 유키오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교 명예교수는 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주경제의 '제14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22 GGGF)'에서 '엔저로 일본이 한국보다 가난해진 충격적인 사실'이라는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일본 엔화의 환율을 분석한 결과 실질적인 구매력이 줄었다고 밝혔다. 2010년에 1엔에 대한 구매력이 100이라고 가정하면 올해 1월에는 그 수준이 67, 6월에는 59.16 수준까지 줄었다는 것이다.

노구치 교수는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은 전혀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다"며 "최근 10년 동안 엔화 구매력이 40% 줄어들 정도로 엔저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 구매력 저하 결과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가난해지게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970~1980년대는 평균보다 높았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줄어들기 시작해 지금은 평균치와 유사한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진단했다.

반대로 한국은 최근 상승하기 시작해 1인당 GDP가 일본과 유사한 상황에 도달했다고 봤다. 엔저 현상을 감안하면 이미 한국이 일본의 구매력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노구치 교수는 이 같은 1인당 GDP의 정체 현상을 엔저 정책의 영향으로 임금이 늘어나지 않았던 탓으로 봤다. 일본이 1990년대 거품경제의 붕괴에 따른 대응으로 엔저 정책을 고수한 결과 임금이 조금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시각에서다.

이 같은 엔저 정책은 1980년대 중국의 공업화와 연관이 적지 않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일본은 경제 구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 이전과 같은 고도 성장기의 산업 구조를 유지하고 고용을 안정화 시키는 방안을 택했다는 것이 노구치 교수의 생각이다. 이전의 구조를 지키기 위해 일본이 엔저 정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엔화 가격이 떨어지면 일본의 임금이 더 낮아지는 탓에 이것으로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대응하려고 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좇는데 악영향을 미쳐 결국 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점차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은 1980~1990년대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기술 혁신을 꾸준히 진행한 결과 일본보다 훨씬 나은 상황에서 2020년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고 봤다. 이에 그는 한국이 일본처럼 화폐 가치에 집중하는 정책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구치 교수는 "화폐 가치에 의존하는 일본의 잘못을 반복한다면 기술 발전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 글로벌 경제의 큰 흐름에 맞춰 계속해서 경제 구조와 시장을 변경하고 조절하는 과정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구치 유키오 하토쓰바시 대학교 명예교수가 '엔저로 일본이 한국보다 가난해진 충격적 사실'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2022 GGG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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