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존슨, '1212' 조기총선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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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10-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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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하원, 12월 12일 조기총선 동의안 가결

  • 여론조사선 보수당 선두..과반 확보가 관건

  • 존슨 과반 실패 땐 의회 마비 계속될 듯

영국이 오는 12월 12일 조기총선을 치른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면서 영국 하원이 결국 새판을 짜기로 한 것이다. '브렉시트 조기총선'은 영국이 2006년 6월 치른 '브렉시트 국민투표'만큼 브렉시트 향방에 절대적인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총선에서 대승을 거둬 브렉시트를 신속히 추진하고 국정 운영에 동력을 얻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존슨 총리가 과반 의석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의회 마비 상태가 계속되거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다시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존슨, 네번째 시도 만에 '조기총선 승부수' 실현

조기총선은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띄운 승부수다. 존슨 총리는 "조기 총선은 의회의 반대 속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제 의회를 물갈이하고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재 집권 보수당이 차지한 의석은 총 650석 중 288석(하원의장 제외)에 불과하다. 과반인 326석에 턱없이 모자란다.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은 물론 존슨 총리의 각종 브렉시트 관련 정책이 하원의 벽에 번번이 가로막힌 이유다. 존슨 총리가 세 차례 퇴짜에도 조기총선을 거듭 시도한 이유다.

존슨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마침내 하원에서 조기 총선 가결을 얻어냈다. 네 차례 시도 끝에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조기총선은 존슨 총리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 역시 2017년 6월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안정적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며 조기총선 승부수를 띄웠다가 과반 의석을 잃었다. 올해 6월 사퇴하기까지 거듭 위기설에 시달렸다. 또 단독 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Hung Parliament)'는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장기화했다.

◆여론조사 보수당 우위··· 과반의석 달성이 관건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이 우위다. CNBC에 따르면 지난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조사에서 보수당이 지지율 37%로 선두를 달렸다. 노동당이 22%, 브렉시트 자체를 반대하는 자유민주당이 19%로 그 뒤를 이었다.

정당별 지지율이 의석수와 비례하는 건 아니다. 전국 지지율보다 개별 선거구 승리 여부에 따라 의석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도박사이트 윌리엄힐과 래드브록스에선 이날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실제로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총선에서도 헝 의회가 구성되면 브렉시트 추진까지 지난한 정치공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로리 스튜어트 전 보수당 국제개발부 장관은 "이번에도 헝 의회로 끝날 것 같다. 2017년 일어난 일이 다시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 총리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노동당, 스코틀랜드민주당(SNP), 자유민주당이 연합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재추진, EU 탈퇴 자체를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또 EU 탈퇴 예정일인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영국이 또다시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로 내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표 결과 좌우할 변수는 '날씨'와 '브렉시트당'

주요 외신은 이번 총선에서 날씨가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영국의 12월 총선은 1923년 이후 처음이다. 연말에는 쇼핑과 파티 분위기 때문에 좀처럼 선거를 치르는 일이 없다.

총선 투표소가 이미 행사장으로 예약된 경우도 많다. 또 겨울에는 낮이 짧은 데다 비나 눈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2월 총선에서 궂은 날씨를 가정할 경우 보수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극우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심사다. 브렉시트당은 창당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29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보수당에서 브렉시트당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가 '죽기 살기로' 이행하겠다던 10월 31일 EU 탈퇴 약속이 무산된 상황이라, 이번에도 존슨 지지층이 브렉시트당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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