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이상훈칼럼] 우리의 젊은이에게 미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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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박스미디어 컨텐츠부문대표
입력 2017-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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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상훈 박스미디어 컨텐츠부문대표]


우리의 젊은이에게 미래가 있을까?

요즘 젊은이들이 참을성이 없고 너무 약하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이를 부정하는 젊은이들도 있겠지만 기성세대 대다수가 느끼고 있는 솔직한 심정이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형제가 보통 네다섯명 정도가 보통이다. 칠남매, 팔남매도 드물지 않았다. 그들은 형제간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릴 때부터 살아남는 연습을 가정에서부터 해왔다.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기 위해서 형제들과 처절한 경쟁을 해야만 했다.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날은 흔치 않았다. 설이나 추석 명절 아니면 제사 때가 거의 전부이다. 명절에는 조금이라도 고기반찬을 먹을 수 있었지만 제사 때의 고기는 늦게 일어나면 없어진다. 제사는 항상 밤 12시가 지난 후에 지내기 때문에 제사음식의 하얀 쌀밥과 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잠을 자지 않고 제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고기 한 점이라도 얻어 먹는다. 기성세대들은 제삿밥을 먹기 위해서도 형제들끼리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의 젊은이들은 어떠한가?

거의 모두가 외동아들이거나 외동딸이 가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녀가 혼자 혹은 둘이기 때문에 집에서는 왕자님과 공주님처럼 귀하게 자라왔다. 모든 것을 독점하고, 말만 하면 어머니가 대령한다. 아버지의 권위는 사라진 지 오래고 모든 것이 엄마의 보호 아래 여성화되고 독립성이 약화되도록 키워진 것이다. 옛날의 엄마들은 학교에 다니지 못해서 지식은 없었지만 삶에서 묻어나는 지혜는 있었다.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가 아들에게 이어졌다. 그러나 요즘 엄마들은 지식은 많아도 지혜는 부족하다. 자신의 아들만 귀하고 최고라고 여긴다. 삶의 치열한 경쟁에서 얻은 지혜는 가정에서부터 사라진 지 오래이다.

학교에서도 선생님은 지식만 전달할 뿐 인생선배로서의 어른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만들어낸 요즘 학교는 지식 전달자이지, 삶의 지혜를 가르치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부모의 과잉보호로 엄마가 학교의 모든 일을 해결해준다. 대학입시도 엄마의 정보력으로 가만히 있어도 엄마가 알아서 해준다. 독립적으로 혼자서 헤쳐나갈 능력은 애초부터 없어진 것이다.

모든 것에서 부족함이 없고, 귀하게 혼자서 자란 지금의 젊은 세대는 조그만 장애물이 생기면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다. 방송 날짜를 맞추기 위해 편집실에서 이틀 밤을 새우면 말도 하지 않고 도망 가는 젊은이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인내심과 책임감이 있으면서 독립적이고 개척정신을 가진 젊은이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상당수가 안정적 직장인 공무원에 매달리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우리 부모세대가 만들어놓은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끌어갈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떨까? 얼마전에 한국을 방문한 금융가 짐 로저스와 미래학자들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약하고 재벌 대기업 위주의 정책들이 한국의 벤쳐정신을 말살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은 신흥 갑부 중에 새롭게 진입한 젊은이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우리보다도 폐쇄적인 중국에서도 상위에 랭크된 부자와 기업들 가운데서 청년 창업가들의 비중이 우리보다 훨씬 높다. 우리나라 젊은 부자의 대부분은 재벌 2, 3세들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부가 주어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사라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명문대학을 나와서 안정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그 좋은 머리로 창업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고시에 합격해 판·검사나 고위공무원을 목표로 한다든지, 대기업에 들어가서 안정적인 삶을 택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가 삼성에 들어가면 그 한 사람의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청년이 창업을 해서 성공하면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고 있는 현 정부는 공무원 숫자만 늘리는 발상을 버리고 도전하고 창업하는 젊은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도전과 개척정신이 미래 한국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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