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40대’ 배우 김강우, 데뷔 15년만에 다시 신인으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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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사원
입력 2017-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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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김강우는 ‘써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주축이 되는 배우들이 모두 김강우보다 어린 여기자들이기 때문에 선배로 이끌어가야 하는 책임감이 있었다. 그에게는 낯설지만 또 신선한 경험이었다.

“지금까지는 또래나 선배님들이 많았어요. 물론, 선배님들도 계셨지만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배우들이 나보다는 한참 어린 친구들이었거든요. 그래도 연기하는데는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나이가 많고 적고는 중요한 게 아니라, 저도 거기서 많이 배우고 또 현장에 동화되고 그렇다보니 경험이 조금 많은 것 말고는 없었죠.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써클’ 촬영 끝나고 영화 현장 가면 또 막내가 되더라고요.(웃음) 저도 나이를 많이 먹었고, 이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났던 건 처음이었죠. 우리 때와는 무화도 틀리고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도 거리낌이 없죠. 그런 부분에서는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김강우는 극중에서 한참어린 남자 배우 여진구, 이기광과의 브로맨스는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연기하는데 있어서도 꽤 큰 즐거움이었다.

“서로 가치관이 다른 두 인물, 그 다른 가치관이 부딪혔을 때 일어나는 엉뚱한 웃음들이 나왔으면 했어요. 그리고 그건 작가분들도 예상하신 거였겠지만 이기광과 함께 연기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것에서 나올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치고 했죠. 이기광 씨는 아무래도 자신에게는 편한 영역이 아니었을테니까 편하게 대해주려고 했어요. 현장 나오는 게 부담스러우면 안 되니까요.”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젊은 배우들과 함께하는 현장은 에너지가 넘쳤다. 김강우는 자신이 연기경력이 많다 하더라도, 후배들과 거리낌없이 어울렸다. 그리고 그들의 새로운 상상력과 표현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쉽지 않은 역할을 소화해준 후배들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가장 어린 여진구에 대해서는 “아무리 어리더라도 함께 연기하면 그 친구도 프로가 돼요. 그래서 100% 그 사람을 인정하고 들어가요”라며 “연기했을 때 더 존경스러운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라고 극찬했다.

그는 후배들을 보면 약 15년 전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리고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할 거 다 해봤어요”라며 후련함을 보였다. 그러나 멜로 연기만큼은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풋풋한 멜로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어릴 땐 멜로가 겁이 났었는데, 지금은 멜로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멜로는 도움 받을 곳이 없잖아요. 괜히 어설프게 했다가 실력이 다 들통 날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멜로를 자하는 사람들은 타고 나는 게 있을거고, 시나리오와 감독의 감성도 중요할 거예요.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어떤 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요.(웃음)”

밝고 풋풋 멜로 작품을 염원하는 배우 김강우. 그는 연기파 배우와 함께 이상적인 남편상, 그리고 ‘국민 형부’라는 수식어로 유명하다. 그의 아내는 물론, 아내의 여동생 즉 처제는 배우 한혜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평범한 남편, 가장일 뿐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한 번 포장이 돼서 나갔으니 그렇게 믿을 수도 있어요.(웃음) 집에 해를 끼치거나 아버지 역할을 다하지 않는건 아니에요. 그런데 저로 인해 비교를 당하거나 그런 부작용이 있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하하.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는 평범한 가장일 뿐이에요. 제 친구들이 훨씬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로 데뷔 15년째를 맞이한 김강우. 최근 3년여간 몸담았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결별하고 새 소속사인 킹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실제로 인터뷰가 진행됐던 지난달 30일은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하는 마지막 일정이었다. 이적에 대한 이유도 궁금했다.

“사실 이적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이야기해도 웃길 것 같아요. 하지만 확실한건 씨제스는 정말 고마운 회사에요. 너무 편하고 좋고, 배우를 정말 아껴주는 회사죠. 그렇다고 킹엔터가 배우를 안 아껴준다는 건 아니에요. 소속사를 이적하는 건 저의 마음가짐 때문이었어요. 올해 마흔 살이 됐는데 여기서 한 번은 채찍질을 스스로에게 가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늘 케어 받고 편한 생활이 아닌, 신인 때 했던 것처럼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씨제스에는 정말 미안하지만 저를 잘 이해해주셔서 감사할 뿐이에요.”

그렇다면 데뷔 15년 만에 다시금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했던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올해로 15년째죠. 저는 배우 인생을 15년 단위로 생각해보고 싶어요. 제가 25살에 이 일을 시작했는데, 20~30대는 배우로 살아왔어요. 배우를 하기 전엔 학생이었고, 이제는 40대를 살아야 하니까요. 55살까지, 또 달려야 하는데 그렇게 15년 단위로 끊어서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40대가 됐다고 해서 마음가짐을 편하게 먹을수만은 없으니까요. 배우 생활을 하고 ‘요 정도로만 가자’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마음 가짐은 제 개인적인 다그침이라 볼 수 있어요. 다시 리프레시 해보자는 마음이죠.”

그는 지나온 15년의 배우 인생을 가만히 서서 되돌아 봤다. 그리고는 스스로엑 “열심히 한 것 같아요”라고 자평했다.

“중간에 물론 고민도 많이 했지만, 15년이라는 시간이 직업에 대한 애정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이제는 이것 말고도 다른 걸 할 수 없을만큼 시간이 흘러가버렸고 앞으로 더 잘 해봐야하지 않을까요. 배우 뿐 아니라 제 삶도 잘 살아야 할거고요.”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더불어 40대의 김강우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제 40대는 어떨까요. 그게 요즘 가장 고민이에요. 선배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고비들이 온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느 순간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정말 이러다가 삼촌 역할을 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때마다 잘 버티고 이겨내고 더 발전시켜야 할 것 같아요. 과감하게 연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는 ‘40대 배우 김강우’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놨다.

“사실 가장 어려운 질문 중에 하나에요. 제가 15년을 연기했고, 버티고 살았잖아요. 그렇다면 배우 뿐 아니라 어떤 직업이건 오랜 시간 버텨왔다면 스스로 자기 엉덩이를 두들겨 줄만한 일이라 생각해요. ‘넌 잘했어’라고 해야 앞으로 힘을 내고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는 남의 이야기보다는 자기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잘 다스려야 할 것 같아요. 예전엔 그게 힘들게 다가올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것쯤이야’하고 넘길 수 있는 나이가 될 것 같아요. 남도 더 배려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지금보다 더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김강우는 되물었다. 자신이 배우로 살아왔던 지난 15년의 삶이 앞으로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또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로 활동할 밑거름이 될 수 있지 않겠냐고. 작품 흥행에 대한 고민과 걱정쯤은 이제 쓸데없는 고민이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물론, 흥행하는 작품만 한다면 더욱 마음이 편하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김강우는 스스로의 소신을 믿고 꿋꿋이 걸어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40대 김강우를 시작하는 올해 계획에 대해 물었다.

“현재 찍는 영화를 잘 찍어서 개봉하고 싶어요. 8월말까지 촬영 스케줄이 잡혀있는데, 영화만 잘 끝나면 올해 드라마 1개, 영화 1개 하게 된거네요. 그리고 연말에 작품을 하나 더 들어가면 좋겠어요. 많은 작품에서 찾아뵙고 싶습니다. 그렇게 많이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러면 더욱 행복할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다음엔 따뜻하고 훈훈한 작품을 해보고 싶습니다. 가족 드라마 같은 거요.(웃음)”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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