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난 채권단…금호타이어 상표권 수정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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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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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과 채권단의 입장이 하루 만에 역전됐다. 채권단이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26일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28일 이전에 금호타이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협의해 상표권 사용 조건 수정안을 작성키로 했다. 앞서 채권단은 금호그룹과 거래 중단 등 초강수를 뒀지만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채권단은 또 금호타이어 베트남법인에 117억원 규모의 당좌대출(한도대출)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말도 흘러 나오는 이유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20일 오후 긴급 주주협의회를 소집하고,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상표권 사용 결정권을 가진 금호산업이 결국 이사회에서 더블스타가 제시한 조건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를 이달에서 오는 9월까지 3개월 연장하는 내용만 합의한 채 주주협의회를 마쳤다. 이후 금호산업 이사회에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한다"며 "그룹과 추가 협의를 통해 상표권 사용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더블스타는 상표권과 관련해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자유로운 해지, 매출액의 0.2%에 해당하는 사용요율 등을 내걸었다. 상표권은 매각(또는 인수) 선결 요건이다. 하지만 금호그룹은 20년 사용, 해지 불가, 사용요율 0.5%를 고수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사용기간(취소권)과 사용요율을 일부 조정할 예정으로, 수정안 마저 (금호그룹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부진한 중국 사업 실적 등을 이유로 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베트남 법인의 신디케이트론 상환을 위해 금융지원도 이어갔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96억원, 21억원 등 117억원을 분할상환 조건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채권단은 신규 자금을 투입한 게 아니라고 말하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대출이라고 규정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베트남은 현지 금융당국이 여신 만기 연장에 제한을 두는 리스크가 있다"며 "충당금을 덜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가 위험을 떠안지 않도록 금호타이어 매각이 조속히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지역 경제 등에 기여하는 바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존립부터 걱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인수자가 또 나타날 것이란 보장도 없고,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신뢰도 낮은 상태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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