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완벽한 아내’ 고소영 “심재복 캐릭터, 아쉬웠지만 좋은 밑거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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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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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소영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연예인들은 대중들이 자신들에게 갖는 ‘편견’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혹자는 그 무게도 견뎌야 할 줄 아는 것도 연예인이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다. 그러나 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가 때론 원하지 않게 따라다닐 때도 있다. 그래서 과감히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배우들을 우리는 왕왕 볼 수 있다.

배우 고소영이 그렇다. 그가 10년이란 긴 공백을 깨고 선택한 복귀작은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였다. 그는 대중들이 자신에게 가진 편견을 깨고 싶은 마음에 이 작품을 선택했단다.

“제가 너무 차가워보이는 이미지가 있어서 많은 분들이 저를 어려워했어요. 사실은 저 그렇게 어렵지 않거든요. 웃지 않거나 가만히 있으면 차가워 보였던 것 같아요. 저 친근하고 그런 면도 있는데 제 역할도 지금껏 한정적이었고 차도녀 이미지가 강했는데 10년만에 연기를 다시 하게 됐는데, 대중들 앞에 다시 설 때는 이미 40대 중반이고 오랜만에 나왔는데 화려하게 나오는 게 좋아보이지 않을 것 같았죠. 그래서 전 재복이가 좋았어요. 애착도 많이 갔고요.”

극중에서 3無 인생에 도전장을 내민 복크러쉬 아줌마. ‘복이 있다’는 이름과는 정반대로 파리 목숨처럼 간당간당한 수습사원이자 전세난으로 24시간이 모자라는 일상을 살고 있는 주부 심재복 역을 맡으며 활약했다.

그리고 약 3개월의 레이스를 끝낸 뒤 그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두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낸 뒤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재진들 앞에 선 그는 드라마에서 보던 아줌마 심재복이 아닌 단정하고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의 세련된 여배우 고소영이었다. 인터뷰 진행 직전 미용실을 막 다녀왔다고 털털하게 웃었다.

“예전부터 단발머리를 자르고 싶었어요. 그런데 극중 (심)재복의 캐리터와는 맞지 않는 헤어스타일인 것 같아서 드라마 끝나고 잘랐어요.(웃음) 드라마 끝나고 제대로 못 쉬었어요. 아이들이 저를 너무 기다리고 있어서, 아이들과 가족 여행 갔다 왔어요.”

드라마 종영과 함께 공교롭게(?)도 어린이날이 있어서, 드라마 촬영 중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과의 시간을 위해 수영장을 갔다왔다며 그을린 얼굴에도 온화한 엄마 미소를 엿볼 수 있었다.
 

고소영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다.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에 복귀하기 전인 지난 10년간 한 남자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숨가쁜 시간을 지내왔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도대체 10년간 무얼 하며 지냈냐”는 질문에도 “정신없이 보냈어요”라는 답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 터다. 그래서 엄마에서 다시 배우로 다시 돌아온 드라마를 끝낸 소감이 궁금했다.

“솔직히 여유있게 모니터를 하거나 그러진 못했어요.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간 것 같아요.(웃음) 벌써부터 드라마 촬영장이 추억이 된 것 같아요. 드라마 끝나면 힘들게 촬영했으니 시원섭섭한데 이번엔 아쉬운 마음이 컸어요. 사실.”

‘완벽한 아내’에 고소영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부터, 그의 연기를 보기 전까지 사실은 많은 이들이 그의 연기력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오랜 기간 공백기가 있었던 것과 더불어, 우리가 흔히 알던 고소영의 이미지와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인물을 그려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연기는 상상 이상으로 유려하게 소화했다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는 개연성이 없고 극이 전개 될수록 막장으로 흘러갔다는 평가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고소영은 이런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재복이라는 캐릭터가 좀 더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나중엔 힘이 빠지게 그려져서 아쉬웠어요. 사실 ‘완벽한 아내’ 드라마 제의를 받고 나서 편성이 3월쯤이 돼 있어서 조금 여유있게 생각하고 있고 작가 선생님과도 재복이 캐릭터에 대해 조여정 씨가 캐스팅이 제일 먼저 돼 있었고 은희 캐릭터에 대한 가이드라인만 돼 있었죠. 이유 있는 악역이라는 것. 명분이 충분히 있는데 재복이 캐릭터는 너무 열려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촬영이 갑자기 한 달 반 앞당겨지면서 급하게 들어가게 된 거였죠. 저는 솔직히 재복이 역할이 너무 좋았어요. 애착이 많았고요. 그런데 나중에 가면서 말만 그렇게 하고 뭔가 액션이 없고 개연성도 없고 주체성이 없는 심재복이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작가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스토리도 안 나오다 보니 재복이가 갈 곳이 없어지더라고요. 현실적으로 극중 구정희(윤상현 분)의 만행에도 아이들 때문에 산다는 건 조선시대 발상이잖아요. 장르도 어떨 땐 공포였다가 또 어떨 땐 스릴러, 코믹, 멜로, 생활 연기 등이 드라마 하나에 다 담긴 복합장르다 보니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마지막엔 정말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했어요. 하하하.”
 

고소영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고소영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 기자들이 드라마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제기하자 “저도 너무 궁금해요. 작가님 인터뷰 좀 해주세요”라며 특유의 솔직함을 드러냈다. 드라마에 대한 애착은 있었지만 답답한 전개와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그리고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장면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은희라는 캐릭터가 너무 이상하게 다가왔어요. 진짜 친한 언니 동생으로 있다가 확 달라지면 반전인데 처음부터 너무 미스터리했잖아요. 그럼에도 계속 자신의 집에 있어야 한다고 유혹하고. 애들이 위험한 집에 놔둬야 한다는 게 정말 이상하잖아요. 그 부분이 너무 설득력이 없었어요. 결국은 은희가 깔아놓은 판에 있어야지만 사건이 계속 나오니까 그렇게 된 것 같긴 하지만 그 부분은 정말 이해가 안 갔어요. 또 남편이 아이들 아빠라고 해도 이혼하자고 해놓고 계속 만나고... 나중엔 재복이가 집착녀 같더라니까요.(웃음) 상황과 목적성이 있는 은희 캐릭터는 너무 뚜렷했는데 재복이는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건지 이해가 안갔어요.”

다소 심재복 캐릭터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소영을 비롯한 ‘완벽한 아내’ 출연 배우들은 모두 프로페셔널하게 촬영에 임했단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음은 물론이고 늘 화기애애 했다고 전하며 “분위기로는 대박 드라마 분위기였어요”라며 웃었다. 특히 남편으로 나온 윤상현의 애드리브 연기와, 강봉구 역할의 성준과의 호흡. 이은희 역할을 맡았던 조여정의 연기력과 남편의 내연녀였던 정나미 역할을 맡았던 임세미 등 모든 배우들에 대해 칭찬했다.

물론, 배운점도 많았다. 그간 본인 스스로는 도전하지 않았던 연기였기 때문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완벽한 아내’를 향해 애정을 숨기진 않았다.

“그래도 ‘완벽한 아내’를 하면서 여전히 이렇게 보여준 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10년만에 했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했고, 작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어떤 연기를 할 때 더 편했고 어떻게 임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섰다고 해야 할까요.”

※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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