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연일 '북한' 거론.."중-북관계 이상조짐, 악화돼도 핵 안돼"

중국 북한 핵실험 단행시 안보리 대북제재 찬성표, "제재 강화하겠다" 강조

양국 관계 이미 이상조짐, 더 악화돼도 '전쟁'보다 낫다...대비해야

대북 압박 강화, 한·미 돕는 것 아냐...중국 국익 훼손을 막는 차원

중국 환구시보가 연일 북한을 언급하며 핵도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북한군은 군 창설일인 지난 25일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닌 창건 사상 최대 규모로 군종합동타격시위를 진행하는 데 그쳤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한 북한 화력부대들의 타격훈련 모습. [사진=연합]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중국 외교 분야의 비공식적인 '입'으로 평가되는 환구시보가 연일 북한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주한미군의 성주골프장 사드 장비 배치를 "한반도를 화약고로 밀어넣는 심각한 도발행위"로 맹비난하더니 이번에는 "북한과 관계 악화돼도 중국 입장은 변함없다"며 북한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였다.

환구시보는 28일 '북한과 관계 더 악화될 수 있어, 중국 준비해야'라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핵실험 등에 대해 강력한 제재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이행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의지는 이미 공개적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이 추가 핵도발에 나설 경우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안에 찬성표를 던지고 중국도 제재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 눈에 띈다. 환구시보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지금까지 중·북간 정상회담이 없었고 외교적 소통은 유지되고 있지만 전략적 상호 신뢰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돼 북한이 중국을 공개 비난하고 적대적 행보를 보일 수 있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에는 양국간 혈맹이 동북아 균형 유지와 양국 이익에 이로웠지만 최근 북한의 핵보유와 도발행위는 중국의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안보리 제재에 반대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의 핵보유를 반대하는 입장도 전혀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위기가 지속되면 전쟁을 피할 수 없는데 전쟁이 중국에 줄 피해가 북한과 관계 악화에 따른 타격보다 훨씬 크고 치명적"이라고 이유도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가 한·미 양국을 돕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실히 했다. 환구시보는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로 한국과의 관계는 악화됐다"면서 "미국과 대북제재에 있어 공조하고 있지만 이는 북한 핵보유 반대라는 접점에 따른 것이지 미국을 도우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중국은 북한은 물론, 미국과 한국 그 어떤 국가도 무섭지 않고 중국 국익을 훼손하는 대상에 반격할 충분한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적 위협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며 북한과 한·미 양국 모두 도발행위를 멈춰야 한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는 점도 재차 밝혔다. 환구시보는 "북핵 문제 해결의 핵심 '키'는 중국이 아니다"라면서 "현 시점에서 중국의 최대 과제는 북한 문제와 관련한 유관국가의 최대공약수를 도출하고 한 방향으로 노력하도록 이끄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