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칼럼] 100세 시대 노인 건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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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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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선병원 건강검진센터 소장 [사진=선병원 제공]



미디어에는 온갖 건강 ‘비법’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건강에 비법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적어도 건강에는 비법도 없고 벼락치기도 없다.

노년기에 흔히 있는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그리고 이런 병 때문에 발생하는 협심증·뇌졸중 등의 질병은 40세 이후에 주로 생긴다고 해 성인병이라고 불려왔다.

1970년대부터 미국인들의 건강 상태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1977년 조지 맥거번 상원의원이 2년간의 연구 결과를 미 의회에 보고했다. 5000여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생활습관이 모든 병을 초래했다고 보고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생활습관병’이라는 말이 생겼다. 우리나라도 2003년부터 생활습관병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생활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구강암·혀암·식도암·기관지암·폐암의 90%는 담배가 원인이다. 흡연은 암뿐 아니라 뇌졸중과 협심증의 발생률도 증가시키고, 가족에게도 영향을 준다. 흡연자 본인의 몸에는 화학물질들이 필터를 거쳐 들어오지만 가족은 담배 연기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집안에서 흡연하는 경우 부인의 폐암 발생률이 30% 정도 증가한다. 손주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1세 미만 아기는 간접흡연으로 급성호흡기질환 또는 폐기능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현저히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총흡연량이 하루 1갑씩 30년 흡연한 것보다 많다면 폐암 발생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폐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금연을 하더라도 15년 동안은 매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건강검진이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은 증상이 전혀 없어 평소에는 인지하기 어려우므로 검진을 통해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없는데도 치료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방치할 경우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의 경우 수축기 혈압이 20㎜Hg 오를 때마다 심혈관계질환 사망률이 2배씩 높아진다. 반대로 10㎜/Hg 감소하면 뇌졸중 발생률이 40% 감소한다. 혈압이 약간만 줄더라도 뇌졸중 위험이 절반으로 주는 셈이다. 콜레스테롤도 마찬가지다. 총콜레스테롤이 240㎎/㎗를 넘으면 뇌졸중 위험이 50% 이상, 혈관성 치매는 40% 증가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 위험은 2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즉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노년기를 위협하는 뇌졸중·협심증을 일으키므로 미리 발견하고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의 경우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당분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혈당이 상승하고 운동을 많이 하면 혈당이 감소한다. 하지만 이런 당뇨병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 적어도 1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기에 잘 관리해야 장기적으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지만 치료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 등으로 이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당뇨는 초기에 치료를 잘하는 것이 20년 후에 효과가 나타나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을 줄여주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고지혈증은 생활습관병에 해당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생활습관만으로는 조절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콜레스테롤은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되지 않아서다. 따라서 운동을 자주 한다고 콜레스테롤이 많이 소모되는 것은 아니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간에서 만들기 때문에 음식량으로 조절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이런 만성질환들은 치매·뇌졸중·협심증 등으로 이어진다.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치료·관리를 하면 노년기 질병의 상당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골다공증은 건강관리가 벼락치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질병이다. 우리 뼈는 20대 초반에 가장 단단해진다. 이것을 최대골량이라고 하는데 이 시기가 평생 뼈 건강을 좌우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줄넘기나 달리기, 농구 같이 뼈에 자극을 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부터는 뼈가 덜 약해지도록 꾸준히 운동하면서 골고루 먹어야 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에는 뼈가 더 빠르게 약해지기 때문에 골다공증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에 있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양과 질이다. 과식은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에 배가 부르기 전에 수저를 내려놓아야 한다. 두 번째는 음식의 내용이다.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미국 최대 당뇨병센터인 조슬린당뇨병센터의 오사마 함디 메디컬디렉터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전체 열량의 40% 미만으로 줄일 것을 제안한다. 한국인은 전체 열량의 70% 이상이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이 권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년기 건강을 위해서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우리가 하루하루 노력하는 것이 나중에 큰 적금으로 돌아올 것이다. 금연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검진 결과에 따라 치료를 미루지 않는 것, 그리고 절제되고 적절한 식사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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