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경쟁력 29위…작년보다 4계단 하락

IMD 발표…1~4위 홍콩·스위스·미국·싱가포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기업윤리문제 영향 기업효율성 부문 크게 하락

[그래픽 = 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순위가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세계 주요 61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해 31일(한국시간) 발표한 '2015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29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성장과 고용 둔화에 따른 경제성장 부문의 순위가 떨어진 데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기업윤리 문제가 사회 이슈화되면서 기업효율성 부문의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다만 정부효율성 분야는 그간 재정·공공개혁 추진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순위가 상승 반전했다.

한국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으로 22위를 기록한 후 2014년 24위, 지난해 25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인구 2000만명 이상인 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한 국가경쟁력 전체 순위에선 전년보다 2계단 하락한 11위에 올랐고,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7위에서 10위로 떨어졌다.

전체 1위는 지난해 2위를 기록했던 홍콩이 차지했다. 2위는 스위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미국은 3위로 떨어졌다. 4위는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중국은 작년보다 3계단 하락한 25위를 차지해 한국보다 4계단 높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보다 낮은 27위를 기록했던 일본은 26위로 올라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순위를 결정하는 4대 분야 가운데 한국은 정부효율성 분야에서 작년 28위에서 올해 26위로 2계단 상승했다.

공공재정의 효율적 관리(45→38위), 미래에 대비한 연금 설계(42→30위) 등 항목에서 순위가 크게 올랐다.

경제성과 분야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취업자 증가율 등 주요경제지표 부진으로 15위에서 21위로 하락했다.

기업효율성도 37위에서 48위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설문조사기간 중 가습기 살균제 등 기업윤리 관련 사건, 구조조정 이슈 부각 등의 영향이다.

특히 노동시장 분야는 만성적인 취약 항목인 노사관계, 인력확보, 인력운영의 효율성 등의 부진이 심화됐다.

인프라 분야도 올해 22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내려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IMD 평가 결과에 대해 "성장·고용 둔화, 구조조정 이슈 및 기업윤리 문제 등이 반영된 결과"라며 "4대 구조개혁과 신산업 육성, 적극적 거시정책 등 잠재 수준의 성장·고용 수준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 대응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의 낮은 윤리의식 및 투명성 저하가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업시스템 개선 노력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IMD는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한국의 올해 정책과제로 △ 기업·노동시장 구조개혁 △ 부채관리를 통한 내수 회복 △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 규제완화 통한 경쟁 촉진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