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먹거리 쉽게 내준 ITA협상, 세계 1등 품목 LCD·OLED 일찍 포기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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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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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0일 ITA 확대협상에 참가한 각국 대표단이 회의하고 있다. (사진=WTO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최근 전격 합의된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협상에서 정부가 우리의 세계 수출 1위 품목인 액정디스플레이(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관세철폐 확대를 일찌감치 포기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 수출 품목을 손도 못써보고 고스란히 내준 셈이다.

28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ITA 협상과정에서 관세철폐 품목에 LCD와 OLED를 추가해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중국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합의 시한과 타결 압박에 쫓겨 해당항목의 추가를 포기했다.  

반면, LCD와 OLED부문의 또 다른 강국인 대만은 LCD와 OLED가 제외된 이번 합의를 끝까지 반대하면서 합의에 동의하지 않다가, 27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이 끝내 수용했지만, 1등 품목의 관세철폐를 미리 포기한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협상이 국내 전자업계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전자제품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 대부분이 비주력 부문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LCD와 OLED의 관세철폐를 놓고 공들였던 한국의 노력이 너무 쉽게 허물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서도 "우리에게 다른 잘하는 품목이 있고, 우리가 원했던 의료기기나 기타 렌즈 등 추가적인 이익이 반영돼 LCD와 OLED는 요구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WTO의 통상협정 중 하나인 ITA는 IT제품의 관세철폐를 목표로 1997년 발효됐다. PC와 휴대전화, 프린터 등 약 140품목이 관세철폐 대상으로 지정돼 왔으나, 이후에 출시된 IT제품에 대한 품목 추가를 위해 2012년부터 관계국들의 협상이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이 관세철폐 품목 추가 리스트에 LCD 등을 제외시키면서 한국과 대만이 이에 강력하게 반발해 당초 2014년 말까지 합의키로한 목표가 지연돼 왔다.

지난 24일 최종 합의된 201개 IT제품 관세철폐는 현재까지 대만을 포함해 모든 회원국이 찬성한 상태다. 향후 관세철폐 기한 등을 협의하고, 12월에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될 WTO 각료회의에서 각료선언문을 채택해 최종적으로 타결시킨 뒤, 내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발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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