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내란중요임무종사 책임은 인정됐지만, 일부 행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무죄로 뒤집히면서 1심보다 형량이 16년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21일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했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출국금지 담당 직원들의 출근과 수도권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을 지시한 행위는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자신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출입국본부장과 교정본부장에게 포고령 집행을 위한 지시를 내리는 등 적극 가담한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간부회의에서 위헌성이 지적됐는데도 지시를 유보하지 않은 점도 질타했다.
다만 유죄로 인정한 가담 행위의 범위는 1심보다 좁아졌다. 서울구치소 '수용거실 현황' 검토 지시와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합동수사본부 포렌식 요원 등 파견 지시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검찰과장에게 검사 파견 요청에 대비해 검토하도록 한 행위도 원론적 지시만으로 내란 목적 달성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과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지시에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도 무죄로 뒤집혔다. 직권을 남용한 점은 인정되지만, 하급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직원들의 출근·대기는 비상근무로 볼 수 있고, 교정 공무원들이 작성한 문건도 일반적인 수용 여력 검토에 그쳤다고 봤다.
계엄 해제 후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담은 '권한 남용 문건' 작성 지시 역시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양형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과 계엄을 사전에 모의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지시가 준비 단계에 그쳐 실제 인신 구속이나 출국금지로 이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앞서 1심은 특검 구형량인 징역 20년보다 높은 징역 25년을 선고했고, 특검은 항소심에서도 원심 형량 유지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사건은 1심 공소기각 판결을 깨고,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전 처장은 계엄 해제 직후 삼청동 안가 회동에서 계엄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항소심은 이를 특검법상 '내란·외환 행위와 관련된 고발 사건'으로 보고 특검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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