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신간] "완벽한 인재는 없다"…세종이 사람 쓰는 법

  • 세종 위대한 생각: 100 어록으로 만나다

  • 존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

 
세종 위대한 생각
 

세종 위대한 생각: 100 어록으로 만나다=박현모 지음, 강병인 글씨, 글꽃. 

"황희의 결점은 내가 이미 다 알고 있다. 나는 그의 강점을 들어 쓰려 한다." 

세종은 뇌물 수수와 사위의 재판 개입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된 황희를 영의정에 임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흠결 없는 인재를 찾기보다 인물의 장점을 살려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세종의 인사 철학이었다. 신분이 낮았던 장영실을 발탁해 자격루 제작을 맡긴 것도 같다. 세종은 자격루가 완성되자 "장영실이 아니었더라면 후세에 길이 남을 이 걸작은 끝내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신간 <세종, 위대한 생각: 100어록으로 만나다>는 세종의 말 100개를 통해 그의 통치 철학과 리더십을 살펴본다. 26년째 세종을 연구해 온 저자는 1만 쪽이 넘는 '세종실록'을 18번이나 읽으며 오늘날에도 의미 있는 세종의 발언을 추리고 또 추렸다.  

특히 세종의 인사 원칙이 흥미롭다. "어느 시대인들 인재가 없으랴"라며 시대마다 필요한 인재가 반드시 존재하고 믿었던 세종은 인재에게 완전함을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거짓말하거나 아첨하는 사람 혹은 소통에 혼란을 야기하는 사람에는 엄격했다. 


인재를 키우는 데도 공을 들였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경제난 속에서도 성균관 유생들이 공부에 전념하도록 복지 혜택을 확충했다. 또한 인재를 양성할 때도 사대부 자제뿐 아니라 일반 백성의 자제까지 선발하도록 하는 등 능력을 중시했다.

세종 역시 처음부터 완벽한 인물은 아니었다. 어린 충녕은 옳고 그름을 지나치게 따지고 편식이 심했으며, 형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고하기도 했다. 그런 그를 성장시킨 것은 독서였다. 좋은 책을 골라 백 번 넘게 읽는 '백독'을 실천하며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익혔다. 세종은 훗날 "책을 보는 중에 생각이 떠올라 나랏일에 시행한 것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책은 인사를 비롯해 민생과 문화, 국방, 법치, 과학기술 등 세종의 32년 국정에서 주목할 만한 어록들을 누구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저자는 '세종실록'을 읽으며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 '말귀', 사안을 여러 층위에서 바라보는 '겹눈' 등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만큼, 책에는 멋글씨 작가 강병인이 세종의 어록을 표현한 한글서예 작품 100점도 실렸다. 


"세종은 왕이 법과 제도를 만들고 '따라오라'고 명령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백성의 입장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먼저 듣고, 그 요구에 맞추어 제도와 정책을 만들겠다고 선언하였다. 위로부터의 명령보다 아래로부터의 공감을 정치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다. 세종에게 정치는 명령이 아니라 경청이었고, 백성은 단순히 통치 대상이 아니라 함께 길을 만들어가는 존재였다."  (42쪽) 

 

불확실성의 시대
 


존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 21세기북스. 

경제사상의 변화와 함께 자본주의의 역사를 살펴본 책이다.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1908~2006)가 1977년 BBC의 동명 다큐멘터리 시리즈와 함께 펴낸 저작이다.  

갤브레이스는 경제이론이 등장한 시대적 배경과 현실에 미친 영향을 추적한다. 자유시장, 사회주의,  케인스주의 등이 어떻게 힘을 얻었고 어떤 한계에 부딪혔는지 짚는다. 경제사상은 시대를 초월한 진리가 아니라 역사적 조건에 따라 형성되고 변화한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거대 자본이 시장의 경쟁 질서를 바꾸고 정치적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과정도 분석한다. 식민주의가 남긴 경제적 불평등과 미국의 군산복합체 역시 다룬다. 

저자가 말하는 '불확실성의 시대'는 하나의 경제이론으로 미래를 설명하기 어려워진 세계를 뜻한다. 시장과 정부 등 어느 한쪽을 해답으로 삼기보다, 각각의 선택이 현실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 살펴본다.


"모든 위대한 지도자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된 특성이 있었다. 그것은 당대 국민이 불안하게 여기는 주요 대상과 기꺼이 정면으로 맞서서 싸우겠다는 마음가짐이다. 바로 이것이 리더십의 본질이다. (중략) 루스벨트는 취임 연설을 하면서 그리고 취임 후 처음 100일 동안의 입법 기간에 모든 사람의 마음에서 의심을 지우고 확신을 심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사람들이 지금 당장 겪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쏟겠다고 했다." (6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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