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유포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보수논객 지만원(84)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씨는 과거에도 같은 취지의 주장으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복역한 바 있다.
2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수사대는 5·18민주화운동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14일 지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원지방공소청은 이날 지씨를 불러 면담한 뒤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지만원의 시스템클럽'에 5·18 민주화운동 참여 시민들을 '북한 시체 처리반 단원'으로 지칭하거나 '시체 장사 행사' 등의 표현을 쓰며 북한군 개입설을 60여 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5월 18일을 전후해 인터넷 게시물을 자체 모니터링하던 중 지씨의 사이트에서 관련 글을 다수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5·18 북한군 개입설은 여러 차례의 공식 조사에서 허위로 결론 났다. 국방부는 2013년 북한군 특수부대의 개입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도 2024년 종합보고서에서 북한군 투입설을 실체와 증거가 없는 허위 주장으로 판단했다.
현행 5·18민주화운동법은 신문·방송·출판물이나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다만 예술·학술·연구·보도 등을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게시물이 학술 연구활동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지씨가 객관적인 사료 검토 등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기 위한 정상적인 연구 절차와 방법을 따르지 않았다며, 해당 게시 행위를 법이 정한 학술·연구 목적의 예외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씨는 과거에도 북한군 개입설을 유포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2023년 1월 5·18 민주화운동 참여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민사소송에서도 배상 판결이 잇따랐다. 광주고법은 지난해 10월 지씨가 북한군 개입설을 담은 책을 펴낸 것과 관련해 5·18기념재단과 민주화운동 당사자 등에게 총 9000만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다른 소송에서도 피해 당사자에 대한 손해배상과 관련 도서의 발행·유포 금지를 명령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 같은 형사처벌과 민사상 배상 판결에도 지씨는 관련 주장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북한군 개입설을 담은 책 ‘5·18 초상화'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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