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택 공급 부진을 둘러싼 여당의 공세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의 정비사업 해제가 현재 공급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의 주택정책을 "공급의 씨앗을 뿌리째 뽑고 제초제까지 뿌려놓은 것"에 빗대며, 십수 년이 걸리는 정비사업의 흐름을 외면한 채 현재의 공급 실적만으로 책임을 묻는 데 이의를 제기했다.
19일 오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 시장은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남·비강남 간 주택 공급 격차를 지적하자 "그 대부분의 해제 지역이 강북 지역"이라며 과거 정비구역 해제가 인허가와 착공, 준공 물량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십수 년이 걸리는 만큼, 현직 시장 재임기에 나타난 공급 실적을 평가하려면 과거 정비사업의 추진·해제 과정부터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지역별 공급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원인에 대한 해석은 다르다고 맞받았다. 현재 나타난 결과만 비교해서는 정비사업의 장기적인 흐름을 설명할 수 없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돼 약 43만 호의 공급 기반이 사라졌다는 서울시의 설명을 제시했다. 특히 해제 지역이 강북에 집중돼 있어 당시 결정의 영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그 대부분의 해제 지역이 강북 지역"이라며 "5년 뒤, 10년 뒤, 15년 뒤에 순차적으로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 이주·착공·완공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취임 전후의 공급 실적을 비교하며 현 시정의 책임을 물었다면, 오 시장은 해당 실적을 만들어낸 사업의 출발 시점과 추진 경위를 따져야 한다고 반박한 것이다. 공방의 핵심은 단순한 공급량 비교에서 주택 공급의 시차와 정책의 연속성으로 옮겨갔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빠르면 12년, 늦으면 21년까지 걸리는 중장기 절차"라고 강조했다. 특정 시장 재임기에 준공된 주택이라도 실제 사업은 전임 또는 그 이전 시장 때 시작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날 제시한 자료를 근거로 박 전 시장 재임기에 준공된 물량 상당수가 자신의 첫 재임기 인허가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재의 공급 공백에는 박 전 시장 시절 정비구역 해제의 영향이 반영돼 있다는 논리를 폈다.
답변 말미에는 정비사업을 농사에 빗대며 주장을 일축했다.
오 시장은 "씨앗을 뿌려놓고 줄기가 올라오는 시점에 박원순 시장님께 넘어갔는데, 그 뿌린 씨앗이 줄기가 돼서 올라오는 걸 전부 뿌리를 뽑아놓고 제초제까지 뿌려놓고 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다시 들어와서 또다시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고 줄기가 올라오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정비사업을 다시 추진하더라도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의 공급 실적과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당시의 시장 상황을 놓고도 두 사람은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장 의원은 지난해 2월 잠실·삼성·대치·청담동 291개 단지의 규제를 풀기 전부터 가격과 거래 지표에 불안 신호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내부 검토에서도 일부 지역의 지표를 불안정하다고 판단했는데 규제를 해제했고, 결국 35일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며 정책 판단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에 오 시장은 자신이 준비해 온 그래프의 2024년 12월 하락 구간을 가리키며 당시에는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답했다. 주요 금융기관과 연구기관의 시장 진단도 거론하며 규제 해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마치 부동산 시장이 이미 움직이고 우상향하고 있을 때 제가 해제한 것처럼 질문하셨는데”라며 장 의원의 지적에 반박했다. 장 의원이 해제 직전의 상승 신호와 거래 증가에 초점을 맞춘 데 대해 오 시장은 그에 앞선 침체 흐름과 당시 정책 판단의 여건을 제시한 것이다.
오 시장은 정부와 국회에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협력을 요청하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그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이 계속해서 진행되려면 정부가 비료도 주고 함께 잡초도 뽑아주셔야 한다"며 "국회에서 많이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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