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특검, 납품·들러리 업체 간 가공거래 추적…탈세 수사로 번지나

  •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수취 정황

  • 前 간부 가족업체 반복 수주 의혹

  • 특검, 국세청에 조사자료 등 요청

  • 50억 물품계약 평가 과정 들여다봐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사실을 확인해 중앙선관위 등 7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 15일 과천 중앙선관위 로비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사실을 확인해 중앙선관위 등 7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 15일 과천 중앙선관위 로비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거용품 납품 비리를 수사하는 선관위 특검팀(이태한 특별검사)이 업체들의 허위 거래를 통한 수익 분배와 탈세 정황을 포착했다. 입찰 과정의 담합·특혜 의혹에서 업체 간 거래 내역으로 수사를 확대하며 국세청에 신속한 조사를 요청했다.

특검팀은 18일 선관위 입찰비리·수의계약 특혜 의혹 업체들을 수사하던 중 조세범처벌법 위반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납품업체들이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한 업체들과 실제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들이 "들러리 업체들과 수익을 나누거나 탈세 등의 목적으로 허위 가공거래를 했다"고 설명했다. 입찰 경쟁을 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허위 거래를 통해 수익을 배분했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지난 16일 국세청에 관련 업체들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여부를 통상 절차보다 신속히 조사하고, 결과와 근거 자료를 오는 12월 15일까지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세범처벌법 위반죄는 국세청장·지방국세청장·세무서장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어 과세당국의 조사와 고발 여부가 향후 사건 처리의 관건이다.

수사 대상에는 전직 중앙선관위 정당과장 A씨가 운영하는 투표함 제작 업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올해 6·3 지방선거 사전투표함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낙찰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배우자·아들이 관련된 업체들의 반복 수주 문제는 앞서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관련 업체 3곳이 선관위와 맺은 계약이 103건, 175억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90건이 수의계약이라고 지적했다. 특검 수사에서는 이러한 계약이 실제 특혜나 유착에 따른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대선과 올해 지방선거에서 총 50억원 규모의 투표소 물품세트를 납품한 업체의 선정 과정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중앙선관위와 김포·대구 소재 선거용품 업체 등 5곳을 업무상 배임·입찰방해 등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물품세트 납품업체는 올해 지방선거 입찰에서 경쟁 업체 두 곳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도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선관위 직원들이 업체 청탁을 받고 내부 평가위원 구성과 기술·가격 평가 비중을 해당 업체에 유리하게 정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다만 가격이 높은 업체가 선정됐다는 사실만으로 특혜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가격 점수를 80대 20으로 정한 것 자체도 허용 범위에 있다는 점에서, 평가 기준을 정한 경위와 실제 심사 과정의 공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업체 측은 품질과 전국 단위 납품 역량을 인정받아 선정됐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 결과를 회신받아 제한된 수사 기한 내에 선관위의 각종 입찰비리 및 수의계약 특혜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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