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 집단성폭행' 사건의 피고 학생 1명이 코넬대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후 플로리다주의 다른 대학으로 옮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 간 징계 정보 공유 체계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대학 학생들은 학교 측에 학생의 퇴학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미 의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코넬대 집단 성폭력 의혹 사건에 연루된 학생 중 한 명이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인근 노바 사우스이스턴대(NSU)에 재입학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NSU 학생들은 학교 측에 항의하고 해리 문 총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해당 학생을 퇴학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에 문 총장은 지난 4일 학생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2024년 10월 발생한 코넬대 성폭력 의혹 사건에 대해 "이후 NSU로 전학 온 한 학생이 연루됐을 수 있다"며 사실상 의혹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대학 측은 입학 당시 언론에 보도된 의혹을 알지 못했다"며 "보도된 사건을 인지한 즉시 학생들과 NSU 공동체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대학 간 학생 징계 기록 공유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해당 학생은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코넬대로부터 수개월간 내부 조사를 받은 뒤 퇴학 처분을 받았다.
캠퍼스 안전 전문가 대니얼 카터는 WP에 "(코넬대의) 조사 기간이 길었던 만큼 관련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학생이 코넬대의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일 때 NSU에 지원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징계가 확정되기 전 지원했다면 성적증명서에 관련 기록이 남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우 NSU가 코넬대에 추가 정보를 요청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입법 논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재키 스파이어 변호사는 "이런 기관들 중 상당수에는 문제를 그냥 덮어두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일종의 불문율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2016년 성범죄 관련 징계 정보를 전학생이 옮겨 갈 대학에 공개하도록 하는 '안전한 전학법(Safe Transfer Act)'을 발의했지만, 당시 의회가 "현상 유지"를 택하면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스파이어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 동료 의원에게 법안 재추진을 요청하고 의회 지도부에도 검토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이 되면 법안 통과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2024년 10월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 파이(Chi Phi)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의혹 사건이 있다. 당시 피고 남학생 7명은 케타민과 술에 취한 한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지 검찰은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하고도 형사 기소를 추진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피해자의 민사소송을 통해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여론의 비판이 커지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지난 1일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을 특별검사로 지명해 대배심 기소 절차에 착수했다.
마이클 코틀리코프 코넬대 총장도 사건 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남학생 사교클럽의 파티와 친목 행사에 대한 전면 금지 등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대학 내 성폭력 의혹에 대한 조사와 징계뿐 아니라, 학생이 다른 대학으로 옮길 때 관련 정보가 어떻게 전달돼야 하는지를 둘러싼 미국 대학 사회의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은 고 이홍구 총리의 손자인 한인 학생 윈스턴 리가 7명의 피고인 중 하나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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