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부담을 안고 구축 아파트를 매수한 실수요자들 사이에 ‘반셀프 인테리어’가 인기다. 전체 공사를 한 업체에 맡기는 대신 필요한 부분만 골라 시공하는 방식으로, 공정별로 업체를 직접 섭외해 인테리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구축 아파트를 직접 수리하는 과정을 담은 콘텐츠가 관심을 끌고 있다. ‘30년 구축 셀프 인테리어’, ‘5만원으로 화장실 바꾸기’, ‘현관 타일 교체하기’ 등 제한된 예산으로 집을 바꾸는 영상이 대표적이다.
인테리어는 시공과 공정 관리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셀프·반셀프·턴키 방식으로 나뉜다. 셀프 인테리어는 자재 구매부터 시공까지 대부분을 소비자가 직접 진행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반셀프 인테리어는 도배·장판, 욕실, 싱크대 등 공정별로 업체를 직접 섭외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턴키 방식은 전문업체 한 곳에 설계부터 자재 구매, 시공, 공정 관리까지 일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반셀프는 셀프보다 시공 부담이 적고 턴키보다 비용을 조절할 여지가 있지만, 업체 섭외와 일정 관리 등은 소비자가 직접 해야 한다.
실제로 반셀프와 부분 인테리어의 수요는 관련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생활 서비스 플랫폼 숨고에 따르면 부분 인테리어 서비스 요청은 2021년 93만여 건에서 2025년 175만여 건으로 88.2% 증가했다. 싱크대 교체와 욕실 리모델링 요청은 각각 86%, 인테리어 필름 시공 요청은 93% 늘었다. 숨고 이용자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57.6%가 부분 인테리어를 선택한 이유로 ‘비용 최소화’를 꼽았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계획하는 소비자들은 을지로 방산시장 등에서 자재를 직접 구매하기도 한다. 다만 자재 판매가 중심인 만큼 시공업체를 별도로 섭외해야 할 수 있어 추가 인건비를 고려해야 한다. 시공업체는 자재 구매처에서 소개받거나 숨고 등 시공 중개 플랫폼을 통해 찾을 수 있다.
반셀프 인테리어의 가장 큰 변수는 일정 관리다. 공정별로 서로 다른 업체를 섭외해야 하는 만큼 한 공정이 지연되면 후속 작업도 줄줄이 밀릴 수 있다. 전기공사와 도배·장판 시공 등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공정 순서가 뒤바뀌면 재시공이 필요하거나 후속 작업이 지연되는 등 전체 인테리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철거와 설비, 타일, 도배 등 공사 순서를 조율하고 업체별 작업 날짜를 맞추는 일도 소비자의 몫이다.
공사 당일 업체가 일정을 취소하거나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상황에도 직접 대응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와 공용부 보양, 폐기물 처리, 공정 사이 청소 등 세부 사항까지 챙겨야 해 시간적 부담이 작지 않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이웃 민원도 직접 관리해야 한다. 또 공사 범위와 자재 사양, 추가 비용, 하자 보수 책임 등을 사전에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업체와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으며 공사를 진행하는 반셀프 인테리어 컨설팅 서비스도 있다. 턴키 방식보다 적은 비용으로 공사 관련 자문을 받고, 도면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논의하거나 전문 시공팀을 소개받을 수 있다.
이처럼 반셀프 인테리어 과정에서 큰 스트레스를 겪었다며 추천하지 않는다는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철거·폐기물 처리·보양·추가 공사 비용은 물론, 일정 관리에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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