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학교가 개교 149년만에 사상 첫 여성 총장을 선출한 가운데, 교원 예비투표 1위 대신 득표율이 절반에 머문 2위 후보를 최종 발탁하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도쿄대 총장선출·감찰회의는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후지이 데루오 현 총장의 후임으로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소속 후지가키 유코(藤垣裕子·63) 교수를 제32대 총장 예정자로 최종 선출했다. 후지가키 교수는 문부과학상 임명을 거쳐 2027년 4월 1일부터 6년간 총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논란은 최종 결정에 앞서 치러진 학내 투표 결과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전임교원들이 참여한 2차 의향투표에서 공학계연구과 소속 소메야 다카오 교수가 1107표를 얻어 과반수를 확보하며 1위에 올랐다. 반면 최종 선출된 후지가키 교수의 득표수는 553표로, 1위 후보와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선출위원회는 교직원 투표는 참고 자료일 뿐이며 서면 심사와 심층 면접 등을 종합 평가해 적임자를 선발했다는 입장이다. 도쿄대에서는 지난해 11월 부속병원 조교수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지난 1월 의대 교수마저 뇌물 사건으로 체포되는 등 잇단 연구 비리로 거버넌스 쇄신 요구가 높아졌다. 선출위는 과학기술사회론을 전공하며 연구 윤리와 조직 개혁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후지가키 교수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내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교수진과 학생 사회 일각에서는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한 후보를 제치고 표차가 크게 벌어진 2위 후보를 선출한 객관적 기준을 밝히라"는 성명을 잇달아 냈다. 외부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2027년 개교 150주년을 앞두고 '첫 여성 총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투표 결과를 자의적으로 뒤집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도쿄대의 여성 전임교원 비율은 10%대에 머물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WEF)의 2026년 글로벌 성격차지수에서 일본은 145개국 중 117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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