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선거 패배 위기' 트럼프·네타냐후, 이란 재공습 논의…이란도 맞대응 준비

  • 네타냐후, 총리 적합도 38%로 야권 후보에 열세…트럼프도 중간선거 부담

  • 이란 핵시설 주변 방어시설 보강…사우디 석유시설·UAE 데이터센터 공격 경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쫙와 도널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 재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란 역시 핵시설 방어를 강화하고 보복 공격을 경고하는 등 군사적 충돌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주 통화에서 이스라엘 총선과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공격 대상에는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기 위해 우려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공격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이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을 우라늄 농축시설로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두 정상의 논의는 오는 27일 이스라엘 총선과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이들 모두 낮은 지지율로 선거 패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30%대 초반대로 떨어진 가운데 그는 각 경합 지역에서 지원 유세에 나서며 '수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이스라엘 총리 적합도는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43%로 네타냐후 총리(38%)를 5%포인트 앞섰다. 의석수 전망에서도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은 22석,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20석을 확보할 것으로 조사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보수 진영 전체의 예상 의석수는 53석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인 61석에 8석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재개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미국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네타냐후는 자신이 전시 총리일 때 정치적으로 강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역풍 가능성

다만 군사작전이 오히려 정치적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란이 수백 발의 탄도미사일로 보복할 경우 이스라엘 총선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최근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과의 통화에서 선거 이전 전쟁 재개가 총선 연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란과의 충돌이 재개되면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상승해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란에 대한 공격 재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후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지휘부는 공습 재개를 지지하는 반면 백악관 참모진 다수는 경제제재를 통한 압박 유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그들은 이러한 경제적 압박이 점점 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계속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작전 재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란과 그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는 이어가고 있다. 그는 최근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을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한 이란의 유가 상승 시도로 규정하며 선거 이후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후티의 공격이 "미국 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 같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나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며,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란은 실패한 국가"라며 "이란에 대한 결정을 매우 조만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도 무력 충돌 재개 대비 

이란 역시 미국의 추가 공격에 대비해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핵시설과 국경 지역의 방어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란은 지난달 곡괭이산과 나탄즈 핵시설 주변에 임시 흙둑을 쌓는 등 지상군 침투에 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미국이 추가 공격에 나설 경우 중동 전역으로 군사적 대응을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자들은 주변 아랍 국가들에 전쟁이 재개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을 비롯한 역내 주요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도 아랍에미리트(UAE)와 역내 데이터센터, 인터넷 케이블 등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중동 지역에 추가 항공모함과 병력 약 1만명을 이동시키는 등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미군이 새로운 공격에 대비해 다양한 군사적 선택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보당국도 이란의 군사적 위협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켄 매캘럼 영국 국내 정보기관 보안국(MI5) 국장은 이날 연례 연설에서 이란이 기존보다 공격하기 어려운 군사시설까지 겨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카타르 중재진은 핵 프로그램 양보 요구가 담긴 미국의 역제안에 대한 이란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완전히 죽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살아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결국 그쪽에서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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