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급증하면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선박 공격이 가장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던 원유 운송에도 다시 차질이 빚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유조선 운임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하루에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6척이 공격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선박 공격이 가장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해양 보안회사 뱅가드에 따르면 이날 피격된 선박 6척에는 우리나라 선사 장금상선 소유 원유 운반선도 포함됐다. FT는 이달 11일까지 최근 2주간 이곳서 공격받은 선박만 총 24척으로 집계했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첫 2주간 13척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선박을 겨냥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대함미사일 역량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거세진 선박 공격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호르무즈 해협 원유 수송량도 다시 줄어들고 있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는 9월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량을 하루 평균 1550만 배럴로 집계했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월별 최고치다. 앞서 와엘 사완 셸 최고경영자(CEO)는 중동의 원유 수송량이 전쟁 이전 수준의 약 80%에 도달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하루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수송된 원유는 290만 배럴로, 이달 들어 가장 적었다. 최근 7일 평균 통과량도 전쟁 이전 수준보다 약 43% 낮았다.
공격 위험이 커지면서 선주들의 경계심도 높아진 모습이다. 13일 블룸버그는 호르무즈 해협 진입로에 위치한 핵심 해상 물류 거점인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 인근에서 최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10여척이 회항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유조선 운임 비용도 치솟고 있다. 선박 중개업체 클락슨스에 따르면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하루 평균 수익은 9일 80만5000달러(약 10억9112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항해 거리가 길어지고 선박 간 환적이 늘면서 유조선 수요가 약 13%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 차질 우려는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충돌도 격화하면서 중동의 에너지 시설과 해상 운송망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서다. 13일에는 사우디 동부 다란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본사 단지 내 건물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3일 11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0.43% 오른 배럴당 94.14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90% 하락한 105.69달러에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과거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공격이 집중된 시기 원유 수송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며칠 후 수송량이 다시 늘어나면서 감소분을 만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원유 선적량이 이번 공격으로 얼마나 줄어들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의미다.
사우디 해운업체 바흐리의 아흐메드 알리 알수바이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업계 행사에서 사우디가 이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원유 수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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